전국 각급 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의 절반이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에서 언어적 폭력을 당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공의의 49.5%가 ‘그렇다’고 답했다. 가해자로는 환자가 37%로 가장 많이 지목됐고, 상급 전공의 28.6%, 교수 16.4%, 펠로(전임의) 4.3% 순이었다(그래프5 참조).
‘구타나 가혹행위 등 신체적 폭력을 당했다’는 전공의는 9.2%나 됐다. 10명 중 1명꼴로 폭력 피해를 당한 셈이다. 가해자 역시 환자가 40.3%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 교수 31.7%, 상급 전공의 18.3%, 전임의 3% 순으로, 언어폭력과 달리 교수가 두 번째로 높은 가해자로 지목됐다(그래프6 참조).
성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전공의도 적잖다. 모두 207명으로 응답자의 6.9%에 해당했다. 이 가운데 환자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전공의가 67명으로 가장 많았고, 교수에게 당했다는 전공의도 60명이나 됐다. 또 36명이 상급전공의에게, 9명이 전임의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좀 더 근본적인 문제는 피해가 발생해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병원 내 성폭력 사건 발생 시 피해자 보호가 잘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14.8%에 불과했고 62.7%는 ‘모른다’, 22.4%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자는 “언어적·신체적·성적 폭력은 의료의 질적 저하 및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수련환경에서 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현장조사를 통해 폭력 사실이 확인될 경우 재정적·행정적 처벌을 확실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 규모별 전공의 기준 : 대형병원(단일병원 기준 500명 이상), 중대형병원(200명 이상), 중소형병원(100~199명), 소형병원(99명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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