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나면 온도가 올라가고 숨이 가빠져 평소보다 최대 3배 많은 숨을 들이마신다. 유독가스가 차 있는 상태에서 이런 숨을 들이키면 단 3차례 호흡 만에 정신을 잃을 수 있다. 송형곤 성균관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노약자나 폐질환자 같은 경우 10초 이내에도 의식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천과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 희생자 대부분도 유독가스에 의해 사망했다. 불 났을 때 유독가스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절대 엘리베이터는 절대 타면 안 된다. 엘리베이터는 화재 시 유독가스를 나르는 ‘굴뚝’ 역할을 한다. 탔다가 정전으로 안에 갇힐 수도 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 당시에도 엘리베이터에 탄 6명이 정전으로 멈춘 엘리베이터에 갇힌 채 질식사했다. 계단을 이용하되 아래층에 연기가 차 대피하기 어렵다면 재빨리 옥상으로 올라가야 한다.
대피할 때는 몸을 최대한 숙여야 한다. 유독가스를 포함한 뜨거운 연기는 위로 뜨는 성질이 있다. 아래일수록 상대적으로 깨끗한 공기가 있다는 뜻이다. 화재로 인한 연기는 까맣기 때문에 바로 구별할 수 있기 때문에 탈출할 때 실내에 찬 연기의 높이에 맞춰 몸을 숙인 채 뛰어야 한다. 연기가 많이 찼다면 바닥에 기어서 이동한다. 이때 물에 젖은 손수건을 코와 입에 대면 도움이 된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손수건 자체가 연기를 어느 정도 막을 뿐 아니라 유독가스 중엔 수용성도 있어 이를 거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수건이 없다면 헝겊이나 담요라도 덮어 얼굴과 몸을 가리고 피신해야 한다.
문을 열고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때에는 손잡이를 잡기 전 손등을 살짝 갖다대 본다. 뜨겁다면 맞은편에 불과 연기가 있다는 뜻이므로 다른 길로 가야 한다. 만약 다른 대피로가 없다면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틈을, 물을 적신 옷이나 이불로 막고 창문을 통해 대피하거나 구조를 기다린다.
바깥이나 옥상으로 나왔다면 가급적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서서 구조를 기다려야 유독가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구조 후에는 소방대원에게 본인이 마지막으로 본 남은 인원과 위치를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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