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행복원정대 : ‘워라밸’을 찾아서]
“취업이 행복, 그런데 끝이 안보여”
여성이 남성보다 행복지수 낮아
동아행복지수 조사에서는 20대의 행복도가 가장 낮았다.
20대 남녀의 행복지수는 각각 54.05점, 52.30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30대 남성 59.20점 △30대 여성 55.48점 △40대 남성 58.86점 △40대 여성 62.66점 △50대 남성 61.20점 △50대 여성 63.05점이었다. 대체적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행복도가 올라갔다.
20대 행복도가 가장 낮은 것은 ‘최악의 취업난’과 연관성이 높다. 대학생 김모 씨(27)는 “20대가 된 뒤 점점 행복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방학 때마다 영어공부, 인턴 경력 쌓기 등으로 학기 때보다 더 바쁘게 살았다. 취업을 위한 스펙 준비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취업 스트레스에 행복감을 느낄 여유가 없다는 얘기다.
김 씨는 요즘 매일 오전 9시 서울 서대문구의 한 스터디룸을 찾아 취업 준비를 하는 친구들과 2시간씩 두툼한 인·적성 시험 기출 문제집을 푼다. 김 씨는 매일 반복되는 고된 일상에 “취업이 되면 행복해질 것 같은데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업을 찾는 과정, 또 취업 이후 안착하는 험난한 여정을 거치면서 20대의 행복도가 떨어진 셈이다.
20대 여성의 행복지수는 더욱 심각했다. 성폭력 등 안전에 대한 공포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주관적 행복감이 더 떨어졌다. 대학생 장모 씨(24·여)는 “취업시장에서 공공연한 여성 차별도 20대 여성의 행복감, 나아가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20대의 부채는 2016년 1681만 원에서 지난해 2385만 원으로 늘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청년의 첫 취업 평균 소요기간은 12개월로 나타나 2015년 5월 조사 때(11개월)보다 1개월 늘어났다. 사회 진입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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