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정’ 정파벽 못넘은 미완의 상생…남경필지사 4년 실험 마무리 수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30일 03시 00분


‘정치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사진)의 대표 브랜드인 연정(聯政)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연정 종료를 제안했고 남 지사 측도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모양새다.

민선 6기 출범 당시 다수당인 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과의 협치를 기치로 내건 연정은 신선한 정치실험으로 주목받았다. 야당과 자리와 권한, 예산을 나눴다. 여야 간 소모적 정쟁을 피하고 상생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반면 여야의 정치적 치적 쌓기에 불과했지 정작 경기도민은 염두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4년간의 연정을 되돌아본다.

○ “연정으로 나라를 바꾸겠다” 호언

남 지사는 2014년 6월 도지사에 당선된 뒤 “한국 정치사에 없던 새로운 길을 가겠다. 대한민국을 바꿀 것이라고 믿는다”며 연정을 추진했다.

먼저 야당에 부지사(사회통합부지사→연정부지사) 자리를 내줬고,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도내 31개 기초단체장이 참석하는 1박 2일 상생토론회를 열어 시군 갈등의 해법을 모색했다.

과거 10년간 불화와 반목을 보인 경기도교육청과의 협력도 이뤄졌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도 남 지사와 이재정 도교육감이 종합대책본부 본부장을 함께 맡아 효율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경기도를 넘어 경기도 강원도와 인접한 9개 시군이 머리를 맞대고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야당의 동의 없이는 힘든 일부 산하기관 통폐합을 추진했다. 2016년 하반기 시작한 2기 연정은 288개 사업에 대한 민생연합정치 합의를 토대로 5년 만에 처음으로 기한에 맞춰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 당파 앞에서는 속수무책

연정실행위원회와 연정협력국을 신설하고 연정조례까지 제정했지만 여야의 정파적 이해가 갈릴 때 연정은 무용지물이었다. 2016년 예산안이 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가 빚어진 것이 단적인 예다. 누리과정 보육예산을 둘러싼 갈등과 성남시의 3대 무상복지에 대한 경기도 대법원 제소 추진 등으로 예산안이 희생양이 된 것이다. 무상급식 같은 여야 쟁점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연정 파기 논란도 불거졌다.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남 지사가 속한 야당의 열세가 전망되면서 연정은 더욱 흔들리고 있다. 남 지사 핵심 공약인 버스준공영제는 당초 22개 시군이 동참하기로 했지만 14개 시군만 참여하는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연정보다는 새로운 권력에 관심이 몰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정예산이라는 명목으로 도의원 요구 사업을 대거 수용해 ‘예산 나눠먹기’라는 비판도 거셌다. 도의원과 특정 업체 간 유착 의혹으로 공무원 등이 수사를 받아야 했다. 올해 연정예산은 192개 사업에 무려 1조6000억 원에 이를 만큼 커졌다. 경기도 관계자는 “연정예산을 수립할 때 도민 참여와 평가, 전문가 타당성 검토가 생략됐다는 점에서 연정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연정의 운명은 결국 차기 도지사에게 달렸다는 지적이 많다. 남 지사가 연임하면 계속되겠지만 민주당 도지사가 나오면 폐기될 확률이 높다. 여당이 도의회 다수당을 차지하고 지사마저 여당이 된다면 굳이 연정을 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민주당이 연정 종료를 주장한 배경이다. 조성호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의원이 집행부에 참여하는 지방장관제 도입 무산 등 자치권한이 없는 연정은 한계가 명확했다”면서도 “단체장 전횡을 막기 위해서는 연정이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남경필#연정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

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18-01-30 14:11:17

    빨갱이끼리 정치하는 게 무슨 연정이냐?

  • 2018-01-30 12:06:21

    유튜브 [벌레소년 평창 유감 종북들의시대 주사파 종북을 랩송으로 당당하게] 는 통쾌하기가 짝이 없습니다 20대청년들의 생각이 이제야 바로 돌아왔습니다 전교조의 속임수 교육도 죶됐습니다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