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추행 당사자 지목’ 안태근, “교만 회개한다” 간증 영상 확산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월 30일 11시 08분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사법연수원 33기)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52·사법연수원 20기)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안 전 국장을 향한 비난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그가 지난해 한 교회에서 자신의 교만을 반성하는 간증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하고 있다.

서지현 검사는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가해자(안 전 국장)가 최근에 종교에 귀의를 해서 회개하고 구원을 받았다고 간증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는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이 나간 뒤 안 전 국장의 ‘간증’ 영상은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유튜브를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영상을 보면 안 전 국장이 교회 연단에 올라 신도들에게 신앙을 갖게 되기까지 과정을 털어놓으며 자신의 교만을 회개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이 영상에서 “대학교 졸업 후 얼마 전까지 약 30년 동안 공직자로서 살아왔다. 나름대로는 깨끗하고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오면서 공직사회에 적응을 해 왔다. 상사들이나 동료, 후배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리고 인사 때마다 중요한 보직에 배치되면서 순탄하게 공직생활을 해 왔다. 어리석게도 이 모든 것이 제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울대학교 법대 3학년 때인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안 전 국장은 1994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뛰어난 기획능력과 적극적인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은 그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등에 이어 2013년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거쳐 그 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부터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직했다.

안 전 국장은 “그러던 중 뜻하지 않은 일로 본의 아니게 공직을 그만두게 됐다”며 “제 주위 많은 선후배 동료나 친지 분들이 너무 억울하겠다며 같이 분해하기도 하고 위로해 줬다. 그렇지만 그 위로와 격려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겪는 과정에서 저와 가족들은 극심한 고통에서 하루하루 괴로워하며 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일어난 ‘돈봉투 만찬’ 파문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간부들과 저녁을 먹은 뒤 간부들에게 70만∼100만 원씩 격려금을 줬고, 이 일로 면직 처분을 받았다.

안 전 국장은 이어 “그러다 저의 아내에 손에 이끌려 지금 나오고 있는 교회에 오게 됐다. 찬송과 기도하는 과정에서, 또 하나님의 성경 말씀을 접하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 내리는 경험을 했다. 제가 저 혼자 성취해 왔다고 생각한 저의 교만에 대해 회개하니 저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예수님의 거룩한 사랑이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중간에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이 얼마나 마음고생 많으냐고 묻지만, 그런 고난 또한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저에게 하나님을 영접할 기회를 주시고 저의 교만을 회개할 기회를 주시고 세상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진정하게 중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기회를 주신 것이라고 생각하니 처음 느꼈던 억울함이나 분노 불안함도 상당히 사라져버린 후였다”며 “믿음이 없이 교만하게 살아온 죄 많은 제게 이처럼 큰 은혜를 경험하게 해 주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와 찬양을 올린다”고 전했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들은 앞선 서 검사의 폭로를 언급하며 안 전 국장을 향해 날 선 비난을 이어갔다.

서 검사는 지난 26일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2010년 한 장례식장에서 옆 자리에 동석했던 당시 법무부 간부였던 안태근 검사가 허리를 감싸고 엉덩이를 쓰다듬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가해자의 사과는 없었고 오히려 인사상 불이익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 모든 일들이 벌어진 이유를 알기 위해 노력하던 중 인사발령의 배후에는 안 검사가 있었다는 것을, 안 검사의 성추행 사실을 당시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앞장서 덮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 전 국장은 한 언론에 “오래전 일이고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이 없지만 그런 일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다만 그 일이 검사 인사나 사무감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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