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가상화폐 실명제, 타짜 막는 효과…위메프 가상화폐 결제, 사기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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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30일 13시 53분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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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는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가 시작된 30일 “(정부가) 가상계좌 발행에 대한 규제를 한 것”이라면서 “소액 투자자들이 막 몰려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시민 작가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 열풍은) 인류역사상 있었던 수많은 투기사건 중에 가장 난해하고 우아한 사기사건”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유 작가는 “제가 이 비트코인이나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그냥 보통 사람의 시선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선까지 이해해 본 결과, 이건 폰지사기(찰스 폰지가 벌인 사기 행각에서 유래된 피라미드식 다단계 사기수법)나 튤립투기(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과열 투기현상)와 근본적으로 동일한 사건”이라면서 “실체적인 가치가 제로인데 가격을 지탱하기 위해서 무한히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전제를 두고 이 시스템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90년대 중반 다단계에 20대가 엄청 끌려들어갔던 것 기억나시지 않느냐”면서 “그때 그 다단계를 설파한 사람들이 뭐라고 했느냐. 이걸 유통혁명이라고 했다. 중간 유통을 없애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이익을 보게 함으로써 자본주의 경제 유통시스템의 혁명을 가지고 올 수 있는 거라고 하면서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모든 사기에는 명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문명의 혁신이라든가 경제의 혁신이라든가 이런 거창한 논리를 끌어들이면 왠지 내가 하는 투기가 가치가 있다는 느낌을 준다”며 “(가상화폐 투자자에게 일확천금 노리는 거지 물으면) 기분 나쁘다. (가상화폐 투자는) 인류를 위해서(라고 할 것이다.) 딱 그런 심리구조”라고 덧붙였다.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국내 가상화폐 거래사이트인 빗썸과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전용머니)인 ‘원더페이’ 연동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해선 “그거 비트코인 거래 아니다. 블록체인 거래 아니다”면서 “그냥 거래소를 중간에 끼고 소비자들은 마치 암호화폐로 지불하는 것처럼 하고 그걸 위메프하고 모아서 거래소하고 다시 환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부 100% 오프 블록체인 거래이기 때문에 암호화폐가 거래 수단으로 사용되는 걸 증명하려고 만들어 낸 사기 이벤트”라며 “아니면 아니라고 말 좀 해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규제에 대해선 “규제 수준은 효과적으로 우선 큰 그물을 쳤다. 가상계좌 발행에 대한 규제를 한 것이다. 그래서 실명 거래로만 할 수 있도록 하고, 벌집계좌라고 해서 거래소 임원이 자기 법인계좌 만들어 놓고 거기에 거래하는 걸 못 하게 막은 것”이라며 “일단 블록체인과는 무관한 오프 거래의 상당 부분을 막은 것이다. 이건 투기 열풍을 식히는 대증요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심되는 거래는 바로 세무당국에서 들여다보고 금융당국에서 들여다보니까 일단 타짜들이 설치는 걸 막는 효과도 있다”며 “소액 투자자들이 막 몰려드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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