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유감’ 벌레소년, 그간 발표한 곡 보니…‘종북의 시대’ ‘나는 일베충이다’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월 30일 16시 54분


최근에 공개한 그의 자작곡 ‘평창유감’ 가사 중 일부
최근에 공개한 그의 자작곡 ‘평창유감’ 가사 중 일부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며 정부를 비난하는 ‘랩’이 인터넷에 등장해 논란이다. 이 곡을 만든 벌레소년이라는 누리꾼에게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벌레소년’이라는 누리꾼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평창 유감’이라는 랩을 올렸다. 벌레소년은 이 랩을 통해 현 정부를 비판하며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고 깎아내렸다. 이 곡은 지난 26일 유튜브에 올라와 30일 오후 현재 조회수 19만여 건을 기록했다. 문제적 가사로 논란의 중심에 선 이 곡은 이날 오후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벌레소년은 앞서 2014년 9월부터 유튜브를 통해 직설적인 표현을 담은 곡을 발표해 왔다. 그는 최근에 공개한 ‘평창 유감’을 포함, ‘18이 뭐야’ ‘내가 누군지 알아’ ‘빨갱이놈’ ‘원숭이 폭동 Ilbe ver’ ‘종북의 시대’ ‘NL의 몰락’ ‘나는 멧돼지가 싫어’ ‘We do NOT need The Megalism’ ‘일베를 해’ ‘나는 일베충이다’ ‘미래도 (Ilbe ver)’ ‘그대는 1000% 김치녀’ 등 15곡을 공개했다. 그의 채널 구독자는 4400여 명이다.


벌레소년은 북한 문제 혹은 페미니즘 등과 관련해, 한쪽에 치우친 적나라한 가사로 날 선 비난을 해 왔다. 특히 주목을 많이 받은 곡은 가수 엠씨몽의 병역기피 논란을 다룬 ‘원숭이 폭동’, 북한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담은 ‘종북의 시대’,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사건을 다룬 ‘NL의 몰락’, 극단적인 사이트 성격으로 수차례 논란이 됐던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를 소재로 쓴 ‘일베를 해’ ‘나는 일베충이다’, ‘꼴페미’라는 표현으로 일부 여성을 비난한 ‘그대는 1000% 김치녀’ 등이다. 모두 조회수가 1만 건을 넘긴 곡들이다.

그의 가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논란이 될 만한 원색적인 표현, 인터넷 유행어, 비속어를 그대로 사용하며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담아냈다는 점이다.

‘종북의 시대’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 벌어진 종북의 시대 / 박근혜는 맘에 안 드는데 김정은은 오케이 / 연평도 포격하고 천안함을 폭침, 그렇게 죽은 어린 장병들만 몇 십 명인 건 알고 말하나 / 너의 그 자유 속엔 북한의 살인행위에 대한 비판은 없었어 /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지금 종북의 시대를 살고 있어”라는 내용이다.

‘NL의 몰락’은 “폭력도 상관없어 민주화란 타이틀 / 일단 진보라는 가면 / 북한에 가면 애국자로 환영 / 양심은 월북 사상은 종북 개념은 방북 / 통합진보당을 해산한다 판결에 소름 / 아 그 판결 날 때 난 만세를 외쳤네”이라는 가사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사건을 다뤘다. 이 곡은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한 내용으로도 도마에 올랐다.

‘나는 일베충이다’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 회원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벌레 같은 일베충이라도 절대로 586엔 더는 속지 않아 / 나 일베 하는데 뭐? 나 일베 하는데! 나 일베 하는데 뭐? / 온통 거짓된 역사에 또 거짓말로 많은 사람들 속이네 / 난 저 꼴 보면 일베충이 더 낫다 싶다 / 좌파들의 세상엔 난 그저 벌레 한 마리”라는 내용이다.

‘그대는 1000% 김치녀’에서 그는 “한남충(한국남자를 비하한 말) 싫다면서 한남충 돈은 좋냐 / 넌 1000% 꼴페미(페미니스트를 비하한 말) / 난 남자라서 너보다 더 힘든 걸 대신해왔잖아 / 왜 넌 모든 게 다 쉬워야하니 / 오늘도 니 SNS에는 남자만 탓하는 차별과 / 여자가 여잘 죽인 날엔 모른 척 입 다무는 니 비겁함을 봐 / 왜 남자만 참아야 해”라는 가사로 일부 여성을 비난했다.

벌레소년의 자작곡들을 두고 “너무 극단적인 사고방식을 담았다” “여성혐오적이다” “일베 회원의 허무한 욕일 뿐”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그러나 “사이다 가사”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이런 사람이 있었다니”라며 그의 성향을 지지하는 누리꾼들도 있다.

한편 벌레소년의 개인정보는 알려진 게 없다. 그의 트위터 계정을 보면 주로 북한 문제, 동성애·페미니즘 문제와 관련해 비난하는 내용이 많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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