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피해자와 고통을 나누거나 성폭력 피해를 적극적으로 막자는 취지의 또 다른 해시태그(#) 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어가 2만3000여 명에 달하는 문유석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49·사법연수원 26기)는 지난달 3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1000자 분량의 글을 올려 “‘#MeToo’ 운동에 지지를 보내는 것에 그치지 말고, 내 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방관하지 않고 먼저 나서서 막겠다는 ‘#MeFirst(미퍼스트)’ 운동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피해자의 고백에 그치지 말고 성폭력 조짐이 보이면 적극 만류하고 비판하자는 의미다.
가해자들이 ‘실질적 불이익을 입을 수 있다’는 위협을 느껴야 억지로라도 조심할 것이라는 게 문 판사의 주장이다. 문 판사는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서지현 검사(창원지검 통영지청)가 겪은 일을 읽으며 분노와 눈물을 참기 힘들었다”고 썼다. 이 글은 올라온 지 이틀 만에 3800여 개의 ‘좋아요’를 얻었고 650번 이상 공유됐다.
성폭력 피해를 고백한 여성들에게 공감하며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위드유(#Withyou·당신과 함께하겠습니다)’ 운동도 활발하다. 이들은 “지하철에서 성추행당한 경험이 없는 여자가 있느냐. 서 검사의 용기를 지지한다” “권력을 가진 가해자에게 대항하려면 연대밖에 답이 없다”며 SNS에 해시태그를 달고 있다.
일부에서는 “남성 주도의 미퍼스트 운동이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문 판사는 지난달 31일 “가해자나 방관자이기 쉬운 중년 기득권 남성으로서 반성하겠다는 다짐이었다. 나와 같은 입장인 분들에게 권유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