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팩 제조 공장 연말부터 가동… 빛그린산단에 일자리 350개 창출
광주형 일자리-의료산업 발전 기대
녹색 수술복을 처음 만든 글로벌 의료기업인 미국 메드라인이 광주에 투자를 결정했다. 일자리 약 350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메드라인 투자에는 광주형 일자리와 광주지역 의료산업 발전 가능성이 동시에 고려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시는 메드라인 인더스트리스가 빛그린산업단지에 일회용 수술용품이 든 의료용 팩을 만드는 공장을 연말부터 가동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빛그린산단에 설립될 공장에는 청년과 전문인력 350명이 채용될 예정이며 생산된 의료용품은 국내외 병원 등에 공급될 전망이다. 미국은 감염 우려 때문에 각종 수술용품을 일회용으로 사용한 뒤 폐기 처분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메드라인은 연매출 92억 달러(약 10조 원)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이다. 세계 90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직원은 1만5000명에 달한다. 또 2017년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비상장기업 32위를 차지했다.
메드라인은 전문경영인 제이슨 제닝스가 쓴 책인 ‘10년 연속 10% 성장 기업의 10가지 원칙’의 우수 사례로 소개됐다. 책은 ‘사원의 규모를 유지하되 만족스럽게 보상하라’ ‘상생의 해결책을 제시하라’ 등의 메드라인 경영전략이 소개됐다.
메드라인은 광주공장 투자 규모 등에 대해 직접 밝히겠다며 내용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메드라인 한국법인 관계자는 “인간 존엄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광주시의 열정이 투자 배경이 하나로 작용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광주를 아시아 시장의 본격적인 진입을 위한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장현 시장은 “기업하기 좋고 일하기 좋은 환경이 자동차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투자 배경이 되고 있다. 빛그린산단에 청년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메드라인의 투자 결정은 광주형 일자리와 의료산업 발전 가능성이 함께 고려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 광산구 삼거동과 전남 함평군 월야면에 들어서는 빛그린산단(408만 m²)은 광주형 일자리가 처음 적용된다. 광주형 일자리는 적정 임금과 적정 노동시간을 통한 일자리 나눔, 원청·하청 관계 개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근로자들은 적정 임금을 받는 대신 교육, 의료, 문화 분야에서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경영에 참여한다.
광주시는 친환경자동차, 에너지신산업, 문화산업을 3대 미래 먹을거리로 선점하는 것이 목표다. 3대 산업 못지않게 잠재력이 있는 것은 인공지능(AI)와 의료산업이다. 광주시는 2030년까지 의료산업을 지원해 2조3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광주지역 의료산업 기업은 2002년 2곳(총매출액 2억 원), 2010년 85곳(2262억 원), 지난해 367곳(4466억 원)으로 증가했다. 2030년 의료산업 기업이 2183곳(2조3402억 원), 고용 인력은 9851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광주시는 올해 치과용 소재부품 기술지원센터를 건립하고 정형외과 융합의료기기센터, 치과 의료기기 시험평가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밖에 수술용 실 등을 개발하는 생체흡수성소재부품 지원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광주지역 의료산업은 현재 치과, 정형외과, 안과 분야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 의약산업, 의료로봇. 헬스케어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역 의료산업은 풀뿌리 산업으로 시작해 연매출 100억 원 이하 중소기업이 많다”며 “메드라인은 지역 의료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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