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도전 공민배 前창원시장 등 정치 신인에 전현직 가세 과열 양상
교육감 후보군도 ‘잰걸음’
정치 신인에게 출판기념회는 세(勢) 몰이의 시작이자 기(氣) 싸움의 하나여서 ‘필수’로 여겨진다. 정치자금 모금이 금지된 지방정치인들에겐 더욱 매력적이다. 합법적으로 비용을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기도 하다. 민폐(民弊)라는 지적 속에서도 강행하는 이유 중에는 이 같은 현실적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6·13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출마 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가 잇따르고 있다. 영남권에서는 정치신인뿐 아니라 전·현직이 가세한 경남지역이 특히 과열된 편이다.
경남도지사에 도전하는 민주당 공민배 전 창원시장(64)은 지난달 27일 ‘걸어서 16분’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책 제목은 창원시청에서 경남도청까지 16분이면 닿을 거리를 (2002년 창원시장에서 물러난 뒤) 16년 동안 나름대로 준비했다는 뜻을 담았다. 지난해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뒤 우여곡절을 거쳐 최근 민주당에 들어간 권민호 거제시장(62)도 책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여기에 한경호 경남도지사권한대행(55)까지 가세한다면 경선 흥행몰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안홍준(67) 김영선 전 의원(58), 하영제 전 농림수산식품부 차관(64), 강민국 도의원(47)의 출판기념회 소식은 아직 없다.
교육감 후보군도 잰걸음이다. 재선을 노리는 박종훈 경남도교육감(58)은 1일 ‘박종훈의 미래교육 보고서, 아이가 먼저다’란 책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현직으로는 이례적이다. 차재원 전 전교조 경남지부장(54)은 경남을 돌며 토크콘서트를 열고 있다. 그는 ‘스스로 자라는 들꽃’을 통해 30년간의 교직 생활을 풀어낸다. 안종복 경남민예총 이사장(67)은 24일 오후 마산3·15 아트센트에서 ‘물이 될 수 없어 바람으로’ 출판기념회를, 박성호 전 창원대 총장(61)은 다음 달 2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창원시장 출마 예정자들도 가세한다.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자유한국당 최형두 창원미래네트워크 기획위원장(56)은 10일 오후 3시 창원문성대 대강당에서 ‘100만 도시, 100조(兆) 도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김충관 전 창원제2부시장(67)은 지난달 30일 ‘창원을 바꾸는 힘, 현장행정이 답이다’를 주제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하루 뒤에는 한국당 조진래 여의도연구원 부원장(53)이 ‘시민과 함께 그린 여민소설(與民小說)’을 주제로, 지난달 27일에는 김종양 전 경남지방경찰청장(57)이 ‘굳럭(Good Luck)’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민주당에서는 이기우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63)이 ‘창원을 걸으며, 생각하며’ 북콘서트로 선거전에 뛰어들었고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62)은 ‘꿈꾸는 택시운전사 전수식’ 북콘서트로 가세했다.
진주시장 선거를 준비하는 자유한국당 조규일 전 경남도 서부부지사(55)가 지난달 25일 ‘진주(晋州) 속 진주(珍珠) 찾기’를 여는 등 경남지역에서 20여 명이 출판기념회를 열었거나 열 계획을 갖고 있다.
출판기념회는 선거 90일 전까지 개최가 가능하다. 과거 일부 정치인은 출판기념회만 열고 출마는 하지 않아 ‘모금용’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청탁금지법 사각지대’에다 ‘보험성 책값 로비’도 성행하는 점을 들어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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