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된 가운데, 해당 판결을 맡은 정형식 판사에 대해 특별 감사와 파면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이 나온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은 6일 오전 9시30분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등록된 정형식 판사 관련 청원 글은 130건에 달한다.
청원 글 게시자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판결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며 원심을 깨고 이 부회장에 집행유예를 선고한 정 판사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정 판사에 대한 특별 감사 실시와 판사직 파면을 주장했다.
정 판사 관련 가장 먼저 청원 글을 등록한 게시자는 “국민의 상식을 무시하고, 정의와 국민을 무시하고 기업에 대해 읊조리며 부정한 판결을 하는 판사에 대해 감사가 필요하다”며 “정형식 판사에 대해 이 판결과 그 동안 판결에 대한 특별 감사를 청원한다”고 밝혔다.
해당 청원에 동의한 국민은 약 5만 명으로,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록된 청원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청원이다.
또 다른 청원 글 게시자는 “이재용 재판 판결이 아니라, 변호한 정형식 판사의 파면 및 특별감사를 청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판사 관련 동일한 청원 글이 잇따르면서, 청원 대부분은 100명 미만의 동의를 얻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통합된 청원 글을 통해 국민의 목소리가 분산되는 것을 막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 판사의 감사 및 파면에 대한 국민 동의가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5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재산국외도피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등을 무죄로 판단했고, 코어스포츠에 건넨 용역대금과 마필·차량 무상 이용 등 정유라 씨에 대한 승마지원은 뇌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대한민국 최고 정치권력자인 박 전 대통령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 경영진을 겁박한 사건”이라면서 “다만, 박 전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다 하더라도 적법한 행동을 할 거라는 기대 가능성이 없었다고 볼 수 있고, 공무원의 부패에 조력해선 안 된다는 국민으로서의 법적 의무와 삼성그룹 경영진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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