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최근 故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 16일)을 앞두고 어린이들에게 줄 간식 선물에 필요한 일부 재료를 주민들에게 징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는 5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 북한 인민반(人民班) 회의가 지난달 중순에 주민들에게 ‘김정일 생일’ 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줄 선물 제작에 필요한 깨와 콩을 각각 150g씩 바치라고 통보했으나, 자발적으로 바치는 주민은 별로 없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그래서 인민반장들이 직접 징수에 나서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쌀쌀하기만 하다”며 “특히 아이들이 없는 가정에서는 대놓고 ‘우린 선물 타는 아이도 없는데’라는 말을 내뱉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간식 꾸러미를 선물로 지급해왔다. 매체에 따르면, ‘김정일 생일선물’이라고 불리는 간식 생산에 필요한 기본 자재는 중앙에서 공급하지만, 부차적인 자재는 생산을 담당하는 각 식료공장에서 부담해야 한다. 이에 지방 정부는 자재를 부담할 방법이 없어 주민들에게 일부 자재를 징수하고 있다는 것.
매체에 따르면, 소식통은 “일부 입심이 센 여성 속에서는 ‘간식 선물에 우리가 낸 깨와 콩도 포함됐으니까 100% 선물이 아닌 것 아니냐’, ‘어떤 명목이든 걷어가는 데 (북한 당국이) 습관된 것’이라는 말들도 나온다”고 전했다.
또한 소식통은 “장사를 하다 망했거나 수확을 제대로 못한 일부 가정들에서는 ‘죽인다고 해도 못 내겠다, 있어야 내든가 할 것 아니냐’는 말로 거칠게 반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매체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흉년이 들어 간식 재료로 쓰이는 콩과 깨 수확량이 대폭 감소했다. 이에 북한 당국은 생일선물 자재를 징수하게 됐으며, 주민들은 먹을 식량도 부족한 와중에 자재를 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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