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 성추행 폭로詩 ‘괴물’ 논란에…“설마 그 분이” vs “근거도 없이”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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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2월 6일 19시 28분


사진=최영미 시인 페이스북
사진=최영미 시인 페이스북
최근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45·사법연수원 33기)의 검찰 내 성추행 피해 폭로로 사회 곳곳에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최영미 시인(57)이 유명 문인을 겨냥한 시 ‘괴물’이 뒤늦게 화제가 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영미 시인의 ‘괴물’은 지난해 12월 발간된 인문교양 계간지 ‘황해문화’에 수록된 작품이다. 지난 4일 트위터 계정 ‘문단_내_성폭력 아카이브’에 게재되면서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 나갔다.

이 시는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Me too/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이어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내가 소리쳤다/‘이 교활한 늙은이야!’/감히 삼십년 선배를 들이받고 나는 도망쳤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누리꾼들은 시의 해당 인물(이하 A)로 추정되는 시인의 실명을 언급하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게 A라면 A는 양심고백해야 한다(vibr****)”, “설마 A 선생이....?(2sat****)”, “일반 독자인 나도 오래전부터 A의 개쓰*기 행적은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래도 믿고싶지 않아 긴가민가 했는데(jane****)”, “정말 점잖은 어르신인 줄 알았는데(iq77****)”, “그런 사람이었구나. 시에 속았었네(pyj2****)”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미투 운동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컸다. “그 사람이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문단 내 성희롱 성폭행 다 폭로되어야 한다. 두러운가?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book****)”, “미투. 그 용기들에 박수를 보냅니다(zhos****)”, “여기만 그러겠어요? 여자가 소수인 군대, 경찰 다 파헤쳐야지요(kyun****)”, “응원합니다. 용기내 주셔서 감사합니다(blue****)”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반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무분별한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들은 “문단의 거짓 영웅에 대한 풍자시? 사실이라도 누군지 알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건 출판물에 의한 명예 훼손이 아닐까?(star****)”, “인터넷 무섭다. 한 사람을 그냥 보내네. 그런데 이건 좀 검증이 필요해 보이는데. 아무나 미투한다고 모두 긍정할 수 없는 거 아닌가(hkwo****)”라고 지적했다.

일부 누리꾼은 지난해 성범죄자 누명을 썼던 시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던 사례를 들며 2차 피해를 우려했다. 앞서 성폭행 누명을 썼던 시인 박진성 씨(40)는 지난해 12월 약물 과다복용 상태로 발견돼 병원 치료를 받았다. 성폭행 무혐의 처분 후에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오다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

누리꾼 ‘ljoh****’는 “미투 어쩌고 하다가 근거도 없이 성추행, 성폭행범으로 몰린 박 시인이 자살시도한 게 엊그제 같은데. 그냥 지르고 볼 게 아니란 거 모르겠냐?”라고 꼬집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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