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 분천역 ‘산타마을’에 관광객들 북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8일 03시 00분


올겨울 시즌 8만6000여명 방문, 산타 철로자전거 등 체험거리 많아… 오지마을서 관광명소로 탈바꿈

관광객들이 7일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분천역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북도 제공
관광객들이 7일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분천역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의 대표적인 오지마을인 봉화군 소천면 분천역 산타마을에 최근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산타마을은 매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 문을 연다.

7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겨울 오픈 시즌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최근까지 산타마을에는 모두 8만6000여 명, 하루 평균 1950여 명이 다녀갔다. 봉화군청에서 승용차로 굽이굽이 산길을 넘어 40분 이상을 달려야 도착하는 분천역은 그야말로 오지다. 몇 년 전까지 하루 이용객이 10명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바뀌었다. 2014년 12월 산타마을이 처음 문을 열면서 관광 명소로 변신한 것이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관광의 별’에도 선정됐다. 한국진흥재단이 실시한 2015∼2016년 겨울 여행지 선호도 조사에서도 온천에 이어 2위에 뽑혔다.

분천역은 1956년 1월 1일 영동선(옛 영암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열었다. 1970년대 봉화 울진 등에서 베어낸 목재를 전국으로 운송하면서 호황을 누렸다. 일거리를 찾아 사람들이 몰렸고 주택단지와 전통시장이 생겼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벌목업이 쇠퇴하면서 시끌벅적했던 주변 마을도 조용한 산골이 됐다.

그런 분천역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산타마을 개장이었다. 경북도와 봉화군, 코레일이 V트레인(백두대간 협곡열차)과 O트레인(중부내륙 관광열차)을 활용해 겨울철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서로 손을 잡았다. 석탄과 목재를 실어 나르는 산업철로 구간에 풍경을 즐기는 관광을 접목해 특색 있는 코스로 바꿨다.

분천역에서 강원 태백시 철암역까지 27.7km를 오가는 열차는 루돌프와 산타클로스 장식으로 꾸몄다. 승무원은 크리스마스 복장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지역 특성과 유래를 설명한다. 분천역사는 산타클로스 집 모양으로 바꿨다.

역 주변에는 체험거리가 풍성하게 마련돼 있다. 올해는 열차 승강장에서 마을 입구까지 150여 m 구간에 산타 철로 자전거와 산타의 집, 산타 이글루,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했다. 이곳 주민들도 산타 옷을 입고 카페와 장터, 농산물 판매장을 운영한다.

겨울철에만 볼 수 있는 눈썰매장과 얼음썰매장은 인기가 많다. 어른 아이 모두 매서운 날씨에도 손발을 호호 불어가며 썰매타기에 푹 빠진다. 루돌프를 대신해 당나귀가 분천역 주변을 한 바퀴 도는 당나귀 눈꽃마차도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이색 체험이다. 군고구마와 어묵, 호빵 등 맛있는 간식거리를 파는 가게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분천역은 최근까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4년간 7차례를 운영하는 동안 60만 명 이상이 이곳을 다녀갔다. 경북도는 이 기간에 40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났다고 분석했다.

봉화 지역은 영동선 간이역과 함께 낙동강 상류의 뛰어난 자연 경관이 매력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여름, 겨울에 문을 여는 산타마을뿐 아니라 분천역∼승부역 12.1km 구간에 조성한 복합 경관 숲에도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는 전망대와 낙동강 세평하늘길, 철로와 함께하는 힐링 트레킹(걷기) 코스가 개발돼 연간 2만3000여 명이 찾고 있다. 김병삼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국내외에서 많이 찾는 관광지가 되도록 주변 역사 이야기와 관광 자원을 계속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분천역 산타마을#산타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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