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원장 성희롱발언 파문
“여성 얕보면서 어떻게 재판하나”… 국제인권법연구회 판사들 등돌려
민중기 신임 서울중앙지법원장(59·사법연수원 14기)의 성희롱 발언이 알려진 후 법원 내부에서는 민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 원장은 2014년 9월 여기자들이 포함된 저녁식사 자리에서 “7cm면 여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 신용카드의 크기가 딱 그렇다”고 말한 사실이 최근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주축인 한 인터넷 포털의 비공개 카페 ‘이판사판 야단법석’에는 “민 원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글이 최근 올라왔다. 한 판사는 “원장님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수준도 너무 낮고 여성을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어찌 재판을 하고 여성 동료들과 일을 할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또 다른 판사는 “결국 국민들이 판단하고 후배들이 평가할 거다.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만으로도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라 본다”라고 주장했다. 어떤 판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법원의 대표가 되실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판단하길 기대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 카페에서 활동하는 판사들은 그동안 양승태 전 대법원장(70·2기)과 법원행정처를 주로 비판하며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위원장을 맡은 민 원장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민 원장의 음담패설 발언이 알려지고 나서는 일부 법관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카페 댓글 중에는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지 않으면, 결국 우리도 진영논리에 빠지거나 불법에 의한 평등을 주장하는 무리와 같아진다. 우린 그래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라고 밝힌 판사도 있었다.
최근 법원 내부통신망에도 민 원장을 비판한 글이 올라왔다. 법원공무원 A 씨는 “성희롱 발언 법관에 대하여는 왜 침묵만 하시나. 그렇게 정의를 외치며 정의에 살고 죽는다는 사람들아. 그대들은 서지현 검사의 발언에 동조하며…. 그런데 과거 성희롱 발언 법관의 민낯이 드러났는데도 왜! 왜! 침묵만 하고 있는가”라고 밝혔다. A 씨는 이어 “그러니 그대들의 정의는 썩은 정의요, 쓰레기 정의이니라. 대법원장의 인사권 행사를 과연 공명정대한 행사라고 보겠는가.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위 활동에 대한 보은 인사와 인적 친밀도에 따른 인사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성희롱 발언 경력이 있는 법관을 대한민국 법원에서 가장 중심 얼굴이라고 할 법원의 수장으로 내정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법관만이라도 양심과 염치가 있어야 한다”고 민 원장의 거취 표명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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