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 내외를 연결하는 ‘소통 창구’ 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9일 03시 00분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양성광 이사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산학연 혁신주체들이 집적되고 연구기반이 잘 조성된 대덕연구개발특구가 국가 혁신성장을 이끌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제공
양성광 이사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산학연 혁신주체들이 집적되고 연구기반이 잘 조성된 대덕연구개발특구가 국가 혁신성장을 이끌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제공
“대덕연구개발특구 내외를 연결하는 ‘소통 창구’가 되겠습니다.”

양성광 신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58)은 8일 “특구의 발전을 위해 할 일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17일 취임한 양 이사장은 3년간 재단을 이끌어간다. 그는 기술고시 출신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연구개발정책실장,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비서관, 국립중앙과학관 관장 등을 지냈다. 양 이사장은 전임 이사장의 임기 만료 1년여 만에 선임됐다. 그동안 적임자 부재로 인한 재공모와 새 정부 출범으로 인한 인사 지체 등의 요인들이 겹쳤다.

―이사장 선임에 앞서 특구 구성원들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리더를 요구하는 국회청원도 이뤄져 신임 이사장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런 특구 구성원들의 요구를 잘 알고 있다. 소통 창구가 되겠다는 것도 그런 의미다. 두 가지 방향으로 소통을 추진하려고 한다. 우선은 특구 구성원 간의 소통이다. 취임 이후 대덕특구기관장협의회에 참석해 재단이 소통 창구의 역할을 맡고 싶다고 제안했다. 재단이 전면에 나서든, 협의회가 앞장서고 재단이 집행기관이 되든 형식은 아무래도 좋다. 협의회 기관장들도 대부분 이 제안에 찬성했다. 궁극적으로는 정부에서 이런 역할을 업무로 인정해 주면 좋겠다.”

―또 하나의 소통은 어떤 것인가.

“시민과 연구개발특구 간의 소통이다. 특구가 선 지 50년이 다 돼 가지만 서로 소원했다. 국립중앙과학관장을 지내던 2016년 이런 문제를 절감하고 대덕대로 네거리 부근의 과학관 주차장을 ‘사이아트 플레이스(sci-art place)’란 이름의 광장으로 만들었다. 시민들이 찾아 소공연을 보면서 휴식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특구 내 탄동천 3km 구간에 공연시설과 생태 관찰대를 만들고 주변 11개 연구소의 참여 속에 벚꽃 축제를 열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도서관을 시민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앞으로 시민과 특구를 이어주는 이런 문화운동을 확대해 나가겠다.”

―기술사업화의 결과물인 연구소기업이 그동안 550여 개 생겼다.

“연구소기업이 그동안 많이 탄생했는데 연구기관과 기업들의 기술혁신을 이끌어 냈다고 보기에는 미흡하다. 앞으로는 이미 세상에 나온 연구소기업들이 시장 경쟁력을 갖는 데 보다 지원의 중점을 두겠다. 보리가 웃자라 허약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리를 밟아줘야 한다. 성장 초기 기업들이 시장이라는 외풍 속에서 생존하도록 지원하고 이를 위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기술혁신을 위해 구상하고 있는 방안이 있나.

“기술은 이를 꼭 필요로 하는 수요자를 만나야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혁신 주체들 간의 네트워킹을 강화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창의력과 기업가 정신을 가진 대학과 연구소, 실업계 고교의 주체들이 만나는 모임을 주선하려고 한다. 특구의 벤처 1세대들은 이들을 위한 훌륭한 멘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KAIST 등 기술혁신기관의 리더들과도 정례 모임을 갖고 기술 혁신 및 확산 방안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매봉산 근린공원 문제 등으로 연구기관들과 대전시가 마찰을 빚고 있다.

“행정을 집행해야 하는 대전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과학도시를 표방하는 대전시는 특구를 재혁신하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가 얼마만큼의 예산을 투자할 테니 정부도 응분의 역할을 해 달라고 이렇게 먼저 제안하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 특구와 연관된 문제를 행정 처리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듯한 인상을 주니 특구와 이곳의 구성원인 과학자들이 서운해 하는 것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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