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52분 취침, 아침 7시45분 기상…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한국 영유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9일 17시 05분


한국 영유아의 기상·취침시간이 다른 나라에 비해 늦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에 투자하는 시간과 TV·인터넷에 노출된 시간은 상대적으로 길었다. 이는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핀란드 대만 등 5개국 영유아(2~5세) 학부모 143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9일 육아정책연구소의 ‘영유아 사교육 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영유아(2~5세)의 평일 평균 기상시각은 한국이 오전 7시 45분으로 5개국 가운데 가장 늦었다. 가장 빠른 곳은 일본으로 오전 7시 2분이었다.

오전 7시 30분 이전에 일어나는 한국 영유아의 비율은 20.4%에 불과했다. 미국과 일본 핀란드는 10명 중 7명 이상이, 대만은 2명 중 1명이 이 시각 전에 일어나는 점과 비교할 때 차이가 크다. 반면 8시 이후에 일어나는 한국 영유아의 비율은 51.6%였다. 비교 대상 국가의 8시 이후 기상 비율은 대만 18.4%, 핀란드 10.9%, 일본 9.7%, 미국 5.3%였다.

평일 평균 취침시각도 한국이 오후 9시 52분으로 가장 늦었다. 핀란드(오후 8시 41분)와 비교하면 1시간 11분이나 늦다. 핀란드와 일본, 미국은 오후 9시 30분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영유아의 비율이 각각 87.6%, 69.8%, 69.4%로 한국(21%)보다 월등히 높았다. 특히 한국 영유아의 58.3%는 오후 10시 이후에 잠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유아 취침시각이 늦은 것은 맞벌이 부부가 많아 엄마 퇴근 시간이 늦은 영향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영유아의 주당 학습시간과 TV·인터넷 노출 시간은 5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많았다. 영유아의 학습시간이 가장 긴 나라는 미국으로 1시간 30분이었다. 이어 한국이 1시간 18분으로 나타났다. 교육 수준이 높은 핀란드는 18분에 불과했다. TV·인터넷 노출 시간은 일본이 8시간 36분으로 가장 길었다. 한국은 6시간 6분이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영유아는 학습시간과 TV나 인터넷에 노출된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영유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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