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기관-전문가 참여 협의회 구성, 이르면 5월 사업지구 고시 예정
2025년까지 총사업비 401억 투입… 악취 예방하고 주차환경 등 개선
대구 서구 비산동, 이현동, 평리동 일대의 염색산업단지. 낡은 시설과 용지 부족을 개선하는 재생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첨단산업단지로 재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제공
대구 염색산업단지의 환경을 개선하는 재생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국토교통부가 이 사업의 타당성 평가를 통과시켜 12일 입주기관 대표와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재생추진협의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시는 4월까지 경관·도시계획위원회와 산업입지심의회 심의를 거쳐 이르면 5월에 재생 계획을 수립해 사업 지구를 고시할 예정이다. 총사업비 401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2020년 1월 착공해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1981년 조성된 염색산업단지에는 서구 평리동 달서천 중심의 84만6000여 m²에 126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국내 최대 규모로 꼽히는 염색단지는 최근 들어 낡은 시설과 환경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비가 오는 날에 악취가 심하다는 고충을 토로하며 민원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주차난과 차량 통행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도로에 불법 주차한 차량과 업체가 수시로 쌓아 놓는 원단(섬유) 때문에 교통 정체가 잇따른다. 용지가 부족해 기업이 더 이상 입주할 수 없고, 인프라 확충도 어려워 산업단지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염색산업단지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2015년 노후 산단 경쟁력 강화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부터다. 대구시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 구조 고도화와 첨단 기반 확충, 환경 및 주거 여건을 쾌적하게 바꾸는 공사를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전담 부서인 산단재생과를 신설해 여러 부서가 추진하던 사업을 통합하고 재생 사업의 성과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시는 우선 주차 환경을 개선하고 서대구 고속철도(KTX) 역방향 비산교를 확장하는 등 기반 개선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가로등과 벤치 등 각종 편의시설도 늘린다. 시는 재생 사업에 대한 주민 설문 내용과 입주기업 대표, 전문가 등의 의견을 반영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규철 대구시 산단재생과장은 “재생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입주 기업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생산 활동을 하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색산업단지 재생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이곳과 가까운 서대구 KTX 역세권 개발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2020년 개통을 목표로 역사(驛舍)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구미∼경산 구간 광역철도와 KTX, 수서고속철도(SRT) 등이 정차하는 이 역은 서대구 나들목(IC)과 신천대로가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다.
서대구 KTX역은 철로 위에 건물을 세우는 선상(線上) 방식으로 짓는다. 승객이 선로 양쪽으로 이동하면 주변 개발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철도와 고속버스, 시내버스, 택시를 한곳에서 갈아타는 환승센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서대구 KTX역은 대구 산업의 85%를 차지하는 서남부 지역의 교통 요충지”라며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생산과 유통, 문화를 아우르는 새로운 경제 벨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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