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이동 노동자 달빛쉼터’ 문열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1일 03시 00분


대리운전기사 등 복지증진 기대

대리운전기사나 택배·퀵서비스,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광주 이동 노동자 달빛쉼터’가 19일 문을 열었다. 서구 상무지구 차스타워 8층에 들어선 달빛쉼터는 132m² 규모다. 이동 노동자들은 업무 장소가 일정하지 않아 돌아다니며 일을 한다. 대표적인 이동 노동자인 대리운전기사는 광주에만 4000여 명에 달한다.

광주시는 지난해 7, 8월 대리운전기사 324명을 대상으로 근무여건과 생활수준 실태를 조사한 결과 220명(68%)은 전 직업이 자영업자나 사무직 직원이었다. 자영업자는 장사가 안돼서, 사무직은 기술이 없어 대리운전기사를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리운전을 직업으로 하는 전업자는 228명(70%)이었다.

이들 중 302명(93%)은 ‘쉼터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205명(63.2%)은 ‘상무지구에 쉼터가 들어서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상무지구는 대리운전 수요가 많아 기사들이 몰리는 곳이다.

남녀 전용 휴게실과 교육·회의실, 탕비실 등 편의시설과 컴퓨터, 휴대전화 충전기, 안마의자 등을 갖춘 달빛쉼터에는 직원 2명이 배치돼 이용을 돕는다. 또 노동·법률상담, 건강·금융상담 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리운전기사 김모 씨(38)는 “쉼터가 없을 때는 은행 365코너나 편의점 등에서 콜을 기다렸다. 휴대전화 배터리가 떨어질 때 충전할 곳이 없어 난감했는데 그런 불편이 해소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장현 시장은 “이동 노동자 달빛쉼터는 휴식공간을 넘어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던 이동 노동자들의 권익 신장과 복지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근로 여건이 열악한 노동자의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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