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께서는 특별한 일이 없다며 자신을 낮게 평가하셨지만 인터뷰 때마다 할머니가 정말 특별하고 존경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의 송면중(교장 김상열) 1학년에 다니고 있는 정윤서 양(13)은 지난 한 해 동안 친구와 함께 자신의 옆집에 사는 할머니를 지속적으로 만났다. 이 학교가 ‘행복씨앗학교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위대한 평민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다.
송면중의 독특한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에게 ‘소박하지만 열심히 삶을 산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사람이다’는 관점을 갖고 주변 사람들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 프로젝트에는 송면중 전교생 30명이 모두 참여했다.
1년간 송면중 학생들의 노력을 담은 ‘소녀와 할머니의 공기놀이’(223쪽·사진)가 책으로 발간됐다. 제목은 한 학생이 인터뷰 대상 할머니와 공기놀이를 즐긴 걸 계기로 지어졌다.
책에는 학생들이 송면중 인근 8개 마을을 다니며 만난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들려준 이야기와 소통하고 공감한 내용이 담겨 있다. 처음에는 초인종을 누르는 것조차 어색할 정도였지만 몇 번씩 어르신들을 만나며 친해지는 과정, 고단하고 힘들었던 삶을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과정도 진지하게 녹여냈다.
김진형 군(2년·14)은 “가난하지만 그 속에서 행복을 찾으신 할머니의 삶을 들여다보고 나 역시 희망을 얻었다. 프로젝트가 끝났지만 할머니를 자주 찾아가 말동무를 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웅 군(3년·15)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글로 써보니 역사책 한 권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위대한 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와 같이 젊은 시절을 고생하면서 보낸 모든 여성분들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김상열 교장은 “학생들이 이번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의 노고와 애향심을 알고, 마을에 대한 자긍심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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