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하늘 등 졸업생 폭로 이어져, “예술대의 왕… 문제제기 못해”
충북경찰청, 사실확인 내사 착수
경찰이 배우 조민기 씨(53)의 제자 성추행 혐의 내사에 착수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조 씨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자료를 청주대에 요청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에 게시된 성추행 주장의 사실 여부 확인도 시작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조 씨 의혹과 관련한 고소나 고발은 없다. 언론 보도와 대학 측에서 조사한 내용이 전부다. 그러나 구체적인 혐의점이 드러나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추행은 혐의가 드러나면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 청주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2차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들의 뜻을 확인한 뒤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조 씨로부터 비슷한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추가 폭로도 나왔다.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이라고 밝힌 김모 씨는 대학 홈페이지에 ‘조민기 교수 성추행에 대한 피해 사실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재학 시절 조 교수가 자신의 오피스텔로 불러 ‘자고 가라’고 해 누웠는데 신체 접촉을 했다. 무섭고 당황스러웠지만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피해 사실이 수두룩한데 (조 교수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한 것을 보니 어이가 없고 너무 화가 난다. 용기 내서 자신의 상처를 세상에 드러낸 친구들이 있으니 저 또한 더는 조용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적었다”고 썼다.
연극배우 송하늘 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A4용지 25장 분량의 글을 올렸다. 그는 조 씨를 언급하며 “(재학 시절) 자신의 오피스텔로 불러 술을 마시게 한 뒤 신체를 만져 성적 수치심을 느꼈지만 성공한 배우이자 예술대의 왕이었던 그에게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조 씨 소속사인 윌엔터테인먼트는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성추행 관련 증언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소속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확인을 넘어 더욱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배우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 씨 측은 20일 관련 의혹이 ‘명백한 루머’라며 “의도적 악성 루머를 양산하는 위법 행위에 엄중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조 씨는 다음 달 3일 첫 방송을 할 예정인 케이블TV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하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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