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위, 회장단 결정 이례적 부결
회장-부회장 사의… 지도부 공백
노사정 협의서 ‘기업 얼굴’ 빠진 셈
중소기업 대표 출신으로는 처음 사용자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에 추대돼 관심을 모았던 박상희 미주철강 회장(대구경총 회장 겸임)의 경총 회장 선임이 무산됐다. 박병원 현 회장과 김영배 상근부회장도 이날 사의를 밝혀 경총은 사상 초유의 지도부 공백사태를 맞았다. 노사정 협의에서 기업을 대변할 ‘얼굴’이 사라진 셈이다.
경총은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49회 정기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안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19일 열린 경총 회장단 모임에서 제7대 회장에 박상희 회장이 추대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열린 전형위원회는 이를 부결시켰다. 회장단 결정을 전형위가 부결시킨 것은 처음이다. 이동응 경총 전무는 “빠른 시일 안에 새 후보를 추대하기로 했고, 총회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차기 회장을 정하는 전형위원으로는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영태 SK 부회장, 정지택 두산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용이 경기경총 회장이 참여했고 박복규 경총 감사(전국택시연합회장)가 위원장을 맡았다.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고 있었던 박 회장은 반발했다. 그는 “전형위에 참여한 특정 대기업이 반대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재계에서는 당시 회장단 모임에서 박 회장이 내정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다. 19일 회장단 회의에서는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박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거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형위원장인 박 감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손 회장의 의중은 확인하기 어려웠고, 박 회장은 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또 다른 전형위원은 “회장단 모임에서 박 회장이 공식적으로 추대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손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점쳤다.
김영배 상근 부회장이 이번 혼선에 책임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부회장이 박 회장을 내세웠고 이에 회원사가 반발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임기가 끝난 김 부회장은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비난했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개질책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최근까지도 교체 가능성이 거론됐으며, 후임으로는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전 한국노동연구원장)가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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