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제복, 패션모델서 경찰로…1453명 새내기들 현장으로 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3일 16시 58분


코멘트

이색경력 신입들

“할아버지와 아버지 뒤를 이어 꼭 경찰이 되고 싶었습니다.”

경기 여주경찰서 임승용 순경(26)은 23일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제292기 신임경찰 졸업식에서 꿈에 그리던 순경 계급장을 어깨에 달았다. 임 순경은 3대가 경찰관을 지낸 ‘경찰 가문’이다. 임 순경 할아버지인 고 임규동 씨는 6·25전쟁 당시부터 경찰관을 지냈다. 아버지는 고 임재현 경장이다. 1997년 음주운전 단속을 마치고 퇴근하다가 중앙선을 침범한 화물차에 부딪혀 순직했다.

임 순경은 여섯 살 때 경찰 아버지를 잃었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찍은 사진을 보며 경찰의 꿈을 키워왔다. 임 순경 집 거실에는 아버지가 큼직한 경찰 오토바이에 어린 임 순경을 태우고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 여러 장 걸려있다. 그는 2016년 4월부터 서울 노량진에서 독서실 총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11개월 동안 순경시험에 매진한 끝에 경찰이 됐다.

중앙경찰학교에서 34주간 수련을 마친 임 순경은 26일부터 여주경찰서에서 경찰로서 첫 발을 내딛는다. 임 순경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졸업식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 생각이 나서 감회가 남달랐다. 교통경찰로 근무했던 아버지처럼 열심히 근무하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고 말했다.

23일 열린 제292기 신임 경찰 졸업식에는 임 순경을 포함해 다양한 사연을 가진 1453명이 순경 계급장을 달았다. 경찰 동기인 서울 송파경찰서 박창민 순경(29)과 서울 중랑경찰서 박병호 순경(27)은 친형제 사이다. 아웃도어 디자이너 출신인 서울 동작경찰서 윤설화 순경(42·여)은 정보화장비 특채로 경찰 복제와 장비 디자이너를 맡게 됐다. 남편과 함께 부부 경찰이 됐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엄진영 순경(34·여)은 키 182cm의 패션모델 출신으로 8년 동안 런웨이를 누비다 경찰이 됐다. 경기 고양경찰서 정지원 순경(37)은 8년 동안 19번 낙방한 끝에 20번째 시험 만에 순경 계급장을 달았다. 의무경찰로 복무할 당시 불심검문으로 강도강간, 특수절도 수배자 등 범인 32명을 붙잡았던 ‘의경 체포왕’ 양석진 순경(27)도 대구서부경찰서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한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