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국내 '미투(#MeToo·나도 성폭력 당했다)운동'의 시초가 된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45 ·33기)를 성추행하고 보복성 인사 불이익을 준 의혹을 받고 있는 안태근 전 검사장(52 ·사법연수원 20기)이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 성추행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26일 오전 10시 안태근 전 검사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소환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조사단이 출범한 후 약 한 달 만이다.
굳은 표정의 안 전 검사장은 오전 9시44분쯤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에 들어섰다. "성추행 의혹을 인정하느냐", "부당 인사 개입, 직권 남용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엔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답했다.
안 전 검사장은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다. 서 검사는 지난달 26일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장관을 비롯해 여러 검사가 자리한 공개석상에서 술에 취한 안 전 검사장이 자신의 허리를 감싸고 엉덩이를 더듬었다고 주장했다.
또 안 전 검사는 서 검사에 대해 2014년~2015년 부당한 사무감사를 하고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도록 입김을 넣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은 고소기간이 지나 처벌이 어렵다. 하지만 검찰은 안 전 검사장의 부당인사 개입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직권남용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 혐의는 공소시효가 7년이어서 아직 기소가 가능한 상태다.
앞서 조사단은 13일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 검찰국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서 검사의 인사자료 등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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