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숭 만평’ 윤서인 처벌해야…도 넘었다” 靑 청원, 17만 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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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2월 27일 16시 08분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웹툰 작가 윤서인의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을 연상 만평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그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까지 등장했는데, 참여 인원수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어 청와대 공식 답변 조건을 달성하기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가족을 우롱하는 윤서인을 처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 이 글에서 청원인은 “‘윤서인’이라는 만화가가 조두순 사건을 인용하여 정치상황을 풍자하는 만화를 그렸는데 아무리 정치 성향이 다르고, 생각이 달라도 이것은 도를 넘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는 지금도 조두순이 출소하여 찾아오는 것을 무서워하고 있는데 그런 공포를 느끼고 있을 피해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피해자의 아버지가 조두순을 직접 집으로 초대하여 피해자에게 직접 인사를 시키는 장면을 만화로 그릴 수 있다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을 벗어난 것을 넘어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인 듯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는 피해자의 인권을 유린하고 피해자 가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이런 사람이 공적인 매체를 통해 만화를 그린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용납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일”이라며 “윤서인을 반드시 처벌하고 더 이상 공식적인 언론사를 통해 만화를 그릴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윤서인은 한 매체에 “딸아, 널 예전에 성폭행했던 조두숭 아저씨 놀러 오셨다”라는 대사가 담긴 북한 김영철 방남 비판 만평을 게재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해당 만화는 이후 삭제됐다.

해당 청원에는 27일 오후 현재까지 17만3000여명이 참여했다. 빠른 기세로 참여 인원수가 늘어나고 있어 오래 지나지 않아 청와대 공식 답변 조건인 20만 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은 한 달 내 참여 인원 20만 명을 충족하면 청와대 관계자나 정부 부처의 책임 있는 관계자로부터 공식 답변을 들을 수 있다.

한편 윤서인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 만화에 ‘조두숭’을 언급한 점, 제 잘못이 맞다. 이 자리를 빌어 피해자 및 가족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만화를 그릴 당시 천안함 유가족의 인터뷰를 보고 있었다. 그들의 처절한 절규에 화가 많이 나고 눈물도 났다. 신명나는 축제 분위기에 편승해 천인공노할 악마가 초청되어 내려오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다. 오히려 그를 대접하고 옹호하는 분위기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윤서인이 글에서 말한 ‘천인공노할 악마’와 ‘김’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방남, 27일 북으로 돌아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 부위원장은 천안함 폭침사건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윤서인은 “그를 국민들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악인으로 비유해 국민적 경각심을 일으키고자 그린 만화였다. 곧 출소할 악마에 대한 분노도 인지하고, 또 그와 동시에 그보다 더 잔혹한 악마에 대한 분노도 인지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며 “하지만 비록 김이 조보다 백배는 더 나쁜 악마라도 표현에 세심해야 했다. 피해자의 심정을 충분히 살피지 못한 점 인정하고 죄송한 마음이다. 앞으로는 좀 더 표현에 신중하겠다”고 사과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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