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폭로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유명 드러머 A 씨가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다.
전통음악을 하고 있는 여성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28일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이번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통해 제2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 이야기를 꺼내보려 한다”로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지난해 2월 한 방송국 라디오 작가로부터 대중음악가이며 드러머인 ‘ㄴㄱㅇ’(이하 A 씨)과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받았고, 지난해 3월부터 A 씨와 미팅을 가지며 함께 작업을 해왔다.
글쓴이는 그해 9월 A 씨가 자신의 연습실이 있는 집으로 불렀고, 당시 연습실에는 A 씨와 재즈피아니스트 B 씨가 있었으며 함께 음악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그 후 (A 씨가)저에게 따로 할 말이 있으니 혼자 연습실로 오라고 했다. 연습실로 갔더니 저의 공연 영상을 보며 ‘몸이 죽어있다’며 자신이 고쳐 줄 테니 옷을 다 벗어보라고 했다”며 “너무 당황했고 잘못 들었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내가 네 몸이 궁금하겠냐. 전혀 그렇지 않다. 너 이외에 남자애들도 고쳐준 적 있고, 막상 고쳐주면 감사하다고 한다’라는 말을 했다. 제가 그래도 왜 벗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니 다시 이야기 하자며 연습실에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조금 이상했다. 설마 공인이 내 몸을 궁금해 할 일이 없다 생각했고, 심지어 집안에는 피아노 하시는 분과 부인이 있는데라는 설마하는 생각으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이후에도 A 씨의 집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연습을 가졌고, 앞서 언급한 라디오 작가가 있는 자리에서도 자신에게 A 씨가 옷을 벗어보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라디오)작가가 저에게 한 말을 잊을 수 없다”며 “‘더 이상 밑바닥까지 갈 데가 어디 있어. A 쌤이 하란 대로 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내가 잘못된 건가, 옷을 안 벗은 게 잘못된 것인가 너무 혼란스럽고 머리가 아팠다”며 당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후 공연 준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다시 A 씨의 연습실을 찾았다는 글쓴이는 “A 씨가 또 그럴 줄은 몰랐다”며 ”핸드폰 카메라를 켜서 제 쪽으로 꺼내 들더니 옷을 벗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싫다고 거절하니 그럼 가슴만 보여 달라고 했다. 싫다고 하니 ‘5초만, 3초만. 싫어?’라고 말했다. 핸드폰을 들고 저에게 했던 말투, 행동, 눈빛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은 저의 가슴을 찍어서 컴퓨터로 CG 만드는 걸 보여 주려고 그랬다고 했다. 내 몸을 CG로 쓸 거였는데 거절했으니 너와 체격이 비슷한 무용수로 대체하겠다는 말과 무대에서 몸이 죽어있어도 자신은 이제 모른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이후 공연과 관련 2차례 정도 A 씨의 연습실을 방문했고, 더 이상의 노출 강요는 없었으나 공연이 끝난 후 A 씨의 연락을 피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폭로와 함께 글쓴이는 “만약 미투 운동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저는 평생 이 일을 마음에 두고두고 아파하며 지냈을 것 같다. 다시 그 때를 생각한다는 자체가 너무 고통스러워 글을 쓰다 몇 번이나 주저하기도 했으나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낸다”며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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