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과일 젤리-통조림 전문 ‘강소기업’… 엄격한 품질관리로 100억대 매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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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신선F&V

경남 산청의 신선식품 생산업체인 신선F&V 직원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젤리를 생산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경남 산청의 신선식품 생산업체인 신선F&V 직원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젤리를 생산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지난달 27일 오후 경남 산청군 금서면 친환경로 2462-14 금서농공단지에 있는 신선F&V 2층 작업장. 품질관리 담당자인 박명옥(57), 문민지 씨(30)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은 “가족적인 분위기, 깨끗하고 안전한 작업 여건이 마음에 든다”며 밝게 웃었다.

박정준 산청부군수와 찾은 이 회사 본관 건물에는 ‘고객감동을 넘어 열광의 선도기업’이라는 큰 글귀가 내걸려 있었다. 이영섭 대표(51)의 경영철학이라고 한다. ‘신선한 원료로 신선한 제품을’ 만든다는 구호를 내건 신선F&V는 과일 젤리와 통조림 전문 ‘강소기업’이다. 신선(新鮮)한 음식(Food)과 채소(Vegetable)를 가공한다.

이 대표는 고교 졸업 후 정유회사에 다녔다. 이후 젤리 전문회사인 코리아 다라미(TARAMI)에 입사하면서 식품과 인연을 맺었다. 관리부장을 끝으로 2005년 자본금 1억 원으로 회사를 세웠다. 처음엔 오이피클 등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기술을 축적했다. 시장을 뚫기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뛰었다. 전문 기술인을 영입해 통조림과 과일 컵젤리를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2007년 벤처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자본금을 11억 원으로 늘려 과일젤리와 팥 통조림 해외 수출에 성공했다. 식품안전관리인증도 받았다. 2014년 유명 브랜드인 돌코리아(Dole Korea)와 국내 과일젤리 시장 전체에 대한 OEM 계약을 체결하면서 도약의 계기를 맞는다. 지난해엔 매출 100억 원을 넘어섰다. 군납(軍納) 기회도 잡았다. 올해는 130억 원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엔 200억 원 돌파가 목표다.

돌 젤리는 망고와 망고 요거트, 밀감과 밀감 요거트, 코코파인, 화이트코코, 자몽, 백도, 황도 등 9종류다. 아이쿱생협에는 ‘자연드림’이라는 상표로 감귤 한 알, 당근사과 듬뿍, 포도송이 등을 납품한다. CJ프레시웨이, 동원식품 등도 납품처다.

이 회사 본관 2층에는 첨단장비를 갖춘 연구실이 있다. 이 대표의 제품 개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박재호 연구실장(63·기술사)은 “식감 좋고 당도가 적절해야 하는 젤리 생산에서는 작업자의 숙련도와 축적된 자료가 기술력의 핵심”이라며 “일본 다라미사의 기술 지도를 받은 인력이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OEM뿐 아니라 자체상표인 ‘아띠(친한 친구의 순우리말)’를 달고 출하하는 상품도 인기가 높다. 아띠 스위트 젤리와 아띠 과일 젤리는 이미 자리를 잡았다. 빙수팥, 완두 등도 잘 팔린다. 빙수팥은 인도네시아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그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초기엔 자금 부족과 경쟁업체의 견제가 심했다. 2016년 3월엔 물류창고에서 불이 나 제품과 원료 7억5000만 원어치를 태웠다. 이 대표는 “당시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어려움을 극복했다”며 “허기도 산청군수, 경남도 농정국, 농협의 성원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산청장학회, 산청농아인협회, 소방대책협의회, 농공단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직원 50명 가운데 30명은 인근 주민들이다. 딸기와 팥 등 재료들도 가까운 지역에서 구매한다. 박규영 이사는 “모든 임직원이 지역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055-974-0761, www.shinseonfnv.com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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