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태풍]지방선거 앞두고 고강도 대응
민주 “성범죄 확인땐 출당-제명”
바른미래 “검찰 기소만 돼도 배제”
기초단체장 후보 겨냥 미투 잇따라… 함평-충주 등 곳곳서 진실공방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행 폭로 등 정치권에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공천 배제 원칙을 천명했다.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미투가 최대 변수가 되면서 성추문 의혹이 제기된 예비 후보자들의 사퇴나 출마 예정자의 중도 포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7일 추미애 대표 주재로 ‘윤리심판원-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 연석회의’를 열고 성범죄 이력이 있거나 연루된 사실이 확인되면 공천 배제는 물론이고 즉각 출당 및 제명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추 대표는 “성차별 성폭력 문제는 조직 윤리에서 최우선 순위로 다뤄져야 한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비리가 있을 때 최강도 수준에서 불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9월 출범한 ‘젠더폭력대책 태스크포스(TF)’를 당 대표 직속 특위로 격상하고, 공직 후보자들의 성평등 교육을 의무화했다. 또 젠더폭력대책특위 산하 ‘성폭력범죄 신고상담센터’를 전국 17개 시도에 설치하고 전문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바른미래당도 지방선거에서 미투 연루자를 공천에서 걸러내기로 했다. 공동선거기획단장인 이학재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법원 확정 판결이 아니더라도 미투 사건에 연루돼 검찰에 기소되기만 해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 단지 가해자로 의혹이 제기된 상태라도 심사를 통해 신중히 공천하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위계에 의한 성폭력 방지’ 매뉴얼을 만드는 한편 10여 명의 자체 변호인단을 구성해 피해자 무료 변호에 나설 계획이다.
각 당이 이처럼 지방선거를 앞두고 미투 대책에 고심하고 있지만, 예비후보들에 대한 성폭력 폭로는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연루 당사자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발하는 등 진위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공천 여부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남지방경찰청은 민주당 소속 안병호 전남 함평군수(71)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 3명을 상대로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인 소개로 안 군수를 만나 2014년 9∼12월에 걸쳐 성폭행 또는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안 군수는 기자회견을 갖고 “성범죄 피해 주장은 사실무근이다. 허위사실을 조작해 음해하려는 세력에 대해 고소하겠다. 선거철만 되면 음해를 통해 선거를 어지럽게 하는 풍토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에선 우건도 민주당 충주시장 예비후보(68)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이 6일 민주당 충북도당 홈페이지에 올라왔다가 삭제되기도 했다. ‘김시내’라는 이름의 작성자는 “저는 현재 충북도 공무원이다. 2005년 6월경 (우 예비후보가) 충북도 총무과장 재직 시절 성추행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우 예비후보는 “실제 총무과장 근무 기간은 2005년 7월 25일부터 그해 9월까지다. 게시된 비방 글은 악의로 날조된 허위임이 밝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우 예비후보는 해당 게시글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광주의 한 구청장 출마 예정자도 성희롱 공방에 휩싸였다. 한 여성이 구청장 출마를 준비 중인 A 씨에게 2003년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 A 씨는 “성희롱이 아닌 만큼 허위사실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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