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모든 중소기업은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공공기관에서 대출이나 보증을 받을 때 기업 대표가 연대보증을 서지 않아도 된다. 기업의 위기로 가계까지 파탄 나 재창업을 하지 못하거나 창업 자체가 위축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8일 최종구 위원장과 공공기관장, 시중은행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 연대보증 폐지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공공기관은 신보, 기보,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역신용보증기금 등 중소기업 대상 정책금융을 맡고 있는 네 곳이다.
우선 다음 달 2일부터 창업 7년 이내의 중소기업에만 한정됐던 법인 대표의 연대보증 면제가 전체 중소기업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창업한 지 7년을 넘긴 중소기업도 이들 공공기관에서 새로 대출이나 보증서를 받을 때 대표가 연대보증을 서지 않아도 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4개 공공기관에서 대출, 보증을 받는 3만여 개 중소기업 가운데 60%가 창업 7년이 넘은 곳이었다. 또 창업 7년을 초과해 이미 연대보증을 적용받고 있는 대출 및 보증분에 대해선 5년간 단계적으로 심사를 실시해 이를 통과하면 연대보증을 면제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중은행도 보증부 대출의 비(非)보증분에 대해 법인 대표의 연대보증을 폐지한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는 90%의 공공기관 보증비율로 은행에서 5억 원을 빌릴 경우 비보증분인 5000만 원에 대해서는 기업 대표가 연대보증을 서야 했지만 다음 달 2일부터는 면제된다.
최 위원장은 “여전히 연대보증이 남아 있어 실패를 자산으로 재도전하는 창업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큰 장애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 벤처기업의 평균 실패 경험은 1.3회로 미국 중국(2.8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정부는 연대보증 폐지로 자금 공급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한 다양한 보완책도 내놨다. 올해 중소기업에 대한 공공기관의 신규 자금 공급 규모를 지난해보다 9000억 원 늘어난 25조2000억 원으로 책정했다. 또 기업 대표의 책임이 약화될 것에 대비해 ‘책임경영 심사제도’를 도입하고 대출, 보증을 받은 뒤에도 용도에 따라 쓰는지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이번 연대보증 폐지 성과를 검토해 중소기업 대상 시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연대보증 폐지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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