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는 사람의 수가 1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저출산에 따라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국민연금을 타는 사람은 고령화로 인해 33만 명 이상 늘었다. 연기금 재정이 예상보다 빨리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연금공단이 9일 공개한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민연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 가입자는 2182만4172명이었다. 2016년의 2183만2524명보다 8352명이 줄었다.
국민연금은 1988년 가입자 443만2695명과 함께 시작됐다. 외환위기를 맞은 1998년(712만6307명)과 기금운용 수익률 저하 논란이 컸던 2004년(1707만217명)엔 전년보다 가입자가 소폭 줄었지만 이듬해에 금세 회복해 2016년까지 줄곧 증가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가입자 감소는 일시적 문제가 아닌 인구구조상 문제여서 앞으로도 가입자가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연구원은 지난해 6월 “저출산의 영향으로 가입자가 2019년부터 줄어들 것”이라는 중기(2017~2021년) 재정전망을 내놨다. 이 예측보다 2년 일찍 가입자 수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국민연금 보험료는 만 18~59세가 낸다. 이들을 포함한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3763만 명에서 2065년 2062만 명으로 줄어든다는 게 통계청의 전망이다. 반면 지난해 국민연금 수급자는 469만2847명으로 10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2013년 3차 재정 추계 때 예측한 연기금 고갈 시점(2060년)이 훨씬 앞당겨질 수 있다. 정부와 국회는 올해 4차 재정 추계를 거쳐 내년에 국민연금 보험료와 수급액을 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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