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30만 명대로 추락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신생아 수를 전년보다 11.9% 감소한 35만7700명으로 잠정 집계했다.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200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전국 17개 시도 중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세종시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역대 최저 기록이 깨졌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1.05명으로 역대 최저였다.
이 같은 추세라면 10년 내 인구 감소가 시작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간 신생아 수는 1970년만 해도 100만 명대였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급속히 줄어 한 세대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인구학자들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꼽는 30만 명대도 앞으로 5년 내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 첫째 아이를 낳는 엄마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 31.6세까지 높아졌다. 가임 여성의 수도 줄어든 데다 첫째를 낳는 시기가 늦어지면서 둘째, 셋째를 갖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정부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26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아이를 낳아 기르는 과정이 행복하지 않은 현실을 외면해서는 백약이 무효라는 점만 확인시켰다. 지난달 28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노사정위원회,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이 머리를 맞대 저출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정부는 10월 저출산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제는 신중하게 저출산의 현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달라질 노동시장과 사회구조에 맞는 인구정책을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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