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첫 등교, 걱정되시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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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입학 후 겪는 7가지 어려움과 지도 요령

새 학기가 시작됐다. 아이를 학교에 처음 보낸 초등 1학년생 부모들은 유독 마음을 졸인다. 자녀가 수업은 잘 따라가는지, 친구들과 잘 지내는지 매일 학교 문을 들어서는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게 된다. 초등 1학년생이 개학 한 달 동안 겪는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전문가에게 들어봤다.

하나, 지각을 자주 한다

초등 1학년생은 학업보다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처음 규칙에 맞춰 생활해야 하는 아이들은 규칙을 이해하고 배우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 늦잠을 자다가 자주 지각을 한다면 등교 시간부터 익숙해져야 한다. 보통 오전 8시 30∼50분에 등교하므로 1시간 전에는 일어나는 것이 좋다. 늦어도 오후 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등 등교 시간에 생체 리듬을 맞춘다.

시간을 나눠 쓰는 법도, 수업시간 동안 진득이 앉아 있는 법도 처음 배운다. 수업시간(40분)과 쉬는 시간(10분)을 구별하고, 각각 시간에 맞게 행동하도록 알려준다.

둘, 급식을 먹지 않는다

밖에 나가서 놀려고 급식을 먹지 않거나 편식을 심하게 하는 아이들이 있다. 매일 점심을 학교에서 먹기 때문에 급식을 제대로 먹지 않으면 성장에 지장을 준다. 식사 습관이 완성되지 않아 의외로 급식을 힘들어한다면 평소 집에서 젓가락 사용하기, 흘리지 않고 먹기 등을 연습해 둔다. 먹을 수 있는 만큼 덜어 먹고, 식사 후 식판을 정리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싫어하는 반찬이라도 조금씩 담아 맛을 느끼도록 한다.

셋, 학교에서 용변을 참는다

학교에 처음 가면 화장실 이용도 아이에겐 도전이다. “더럽다”며 화장실을 가지 않거나 용변을 참고 집에 오는 아이들이 있다. 학교 화장실 환경도 낯설고 쉬는 시간을 이용해 줄을 서서 기다려 용변을 보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줄서기, 노크하기, 휴지 사용하기 등 화장실 이용법을 설명해 준다. 용변이 급할 때는 참지 말고 선생님에게 이야기하도록 지도한다.

넷, 스스로 준비물을 챙기지 않는다

아이가 하교하면 바로 알림장을 확인한 뒤 아이가 스스로 준비물과 숙제를 챙기는 습관을 갖도록 지도한다. 학교생활을 잘하려면 스스로 옷, 학용품, 장난감 등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유치원처럼 선생님이 수업 준비물을 일일이 챙겨주지 않는다. 서랍 속에서 책을 한참 찾아야 한다거나, 사물함이 뒤죽박죽이라 학용품을 찾을 수 없으면 수업에 지장에 생긴다. 연필이나 지우개 등 학용품에 반드시 이름을 적어 물건을 잘 관리하도록 한다.

다섯, 학교에서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수줍어 말을 못 하는 아이, 논리적인 표현이 어려운 아이는 학교에 가기 싫을 수 있다. 우물쭈물하는 자녀를 재촉하거나 성급히 꾸짖기에 앞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잘 들어주고, 적절히 칭찬해 주면 자연스럽게 의사 표현력이 길러진다. 바른 언어습관도 길러준다. 존댓말을 익히도록 가르치고 상스러운 욕설을 하면 엄하게 제지해야 한다.

여섯, 한글 쓰기를 어려워한다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1학년은 학교에서 한글을 배울 수 있도록 교과 과정이 바뀌었다. 연필 잡는 방법, 한글 획순대로 쓰기 등 기초부터 학교에서 배운다. 1학기에는 받아쓰기도 하지 않는다. 국어 진도에 맞춰 ‘가 나 다’부터 배워도 문제가 없다. 지나친 선행이나 반복 학습으로 학교 수업에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는 편이 낫다. 다만 자녀가 글을 읽을 때 단어를 빼먹는다거나 다른 단어로 말한다면 난독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때 아이에게 한글 공부를 강요하거나 다그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일곱,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한다

초등 1학년생은 가정이라는 개인적인 공간에서 학교라는 공동생활로 옮겨가는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학기 초 1, 2주 동안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을 자주 한다 △자주 머리와 배가 아프다고 한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내거나 짜증이 늘었다 △학교 이야기를 물어보면 화를 낸다 △잘 먹지 못하고, 먹고 난 후 소화가 잘 안 된다고 한다 △갑자기 눈을 깜박이는 등 ‘틱’ 현상이 나타난다면 ‘새학기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아이들은 심리적인 상태가 신체적인 증상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일시적인 현상으로 “잘할 수 있어”라는 따뜻한 격려와 함께 스스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한 발짝 물러서서 지켜본다. 특히 부모의 긴장이나 불안이 아이에게 전이되도록 하면 안 된다. ‘학교=즐거운 곳’임을 알려준다. “너 이제 학교에 가면 선생님께 혼난다”고 하거나, 자녀 앞에서 선생님 험담을 해서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줘선 안 된다.(도움말=서울시교육청, 서울시 건강가정지원센터)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초등학교#입학#등교#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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