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산을 연결하는 국내 유일, 최장의 사천바다케이블카. 4월 13일 개통을 앞두고 시운전 중이다. 케이블카 왼쪽은 창선삼천포대교. 사천시 제공
폭설이 내린 21일 오전 11시경 경남 사천시 늑도동 초양도의 사천바다케이블카 하부 역사(驛舍) 공사 현장. 거센 바람과 진눈깨비가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서도 라이터너-포마 소속 외국인 기술자들이 역사 안에 노트북을 펼쳐 놓고 상부 역사와 무전을 주고받으며 시스템 점검에 구슬땀을 흘렸다. 라이터너-포마는 곤돌라와 케이블카 분야의 세계적 기업이다.
해발 408m의 눈 덮인 각산을 배경으로 대방수로(水路) 건너편에 바다케이블카 대방정류장과 상부 역사인 각산정류장이 눈에 들어왔다. 사천시와 사천시설관리공단(이사장 박태정)은 다음 달 13일로 다가온 개통일에 맞춰 막바지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승은 다음 달 7일부터다.
허영준 케이블카 운영팀장은 “캐빈에 사람이 탑승한 것을 가정해 샌드백을 싣고 모의실험을 하고 있다”며 “교통안전공단이 다음 달 2일부터 진행하는 검사에서 합격 판정을 받아야 개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준공검사인 셈이다. 박재령 사천시 공보감사담당관은 “사천바다케이블카는 남해안에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 해상케이블카 중의 하나가 아니다. 여러 면에서 독보적인 관광상품”이라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바다와 산을 잇는 국내 유일의 케이블카라는 점을 들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광과 연륙연도교인 창선삼천포대교를 한눈에 바라보면서 각산에 오르면 사천의 명산인 와룡산이 손에 잡힐 듯 들어온다.
케이블카의 규모도 자랑거리다. 전국에서 가장 긴 2.43km.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는 1.97km,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1.5km다. 최고 높이는 해수면에서 74m다. 짜릿함을 더하기 위해 10인승 캐빈 45대 가운데 15대는 바닥이 훤히 보이는 크리스털 캐빈이다.
안전 관리도 최고 수준이다. 모노케이블이 아닌 바이(2선식)케이블 곤돌라에 최신 기술을 적용했다. 초속 22m의 강풍에도 운행이 가능하지만 실제 운행은 풍향에 따라 초속 16m 이하까지만 한다. 모든 지주에 풍향 풍속 계측기를 설치해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를 파악한다. 정전에 대비한 발전시스템도 2중으로 갖췄다. 비상 상황에서 인명 구조 방식도 최첨단이다. 시내 용궁수산시장에서도 발권이 가능하고 인터넷으로 시간예매제를 도입한 것도 획기적이다.
다만 교통 소통 문제는 과제로 남았다. 케이블카 주변 지역과 남해고속도로에서 사천 나들목을 거쳐 국도 3호선을 따라 삼천포항으로 진행하는 차량들이 일부 구간에서 정체를 빚을 것으로 보인다. 박 이사장은 “4, 5월의 주말과 휴일에 교통 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대방정류장과 실안초등학교 앞에 승용차와 관광버스 800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사천바다케이블카의 코스는 대방정류장에서 탑승해 각산정류장으로 올라갔다가 초양도의 초양정류장을 거쳐 다시 대방정류장으로 돌아오는 경로다. 이용료는 일반 캐빈 기준으로 어른 1만5000원, 어린이 1만2000원이다. 크리스털 캐빈은 어른 2만 원, 어린이 1만7000원이다. 이 사업에는 사천시 예산과 국비·도비 등 590억여 원이 들어갔다. 개통 첫해엔 100만 명, 이후엔 연간 75만 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송도근 사천시장은 “사천바다케이블카는 남해안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관광객들이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055-831-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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