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 외국인투자 전용단지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왼쪽에서 여덟 번째)이 참석자들과 함께 ㈜에코프로GEM 제1공장의 준공을 축하하는 기념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 영일만항이 환동해 물류중심기지로 성장하고 있다. 투자 결실이 이어지고 항만 기반도 하나씩 갖추면서 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최근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 외국인투자 전용단지(포항부품소재 전용단지)에서 에코프로GEM 제1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연면적 1만8500m² 규모로 리튬이차전지에 필요한 핵심 소재를 생산한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6월 중국의 배터리 재생 전문기업인 GEM의 투자를 받아 회사를 설립했다. 리튬이차전지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와 함께 3대 전략 산업으로 꼽힌다. 작고 가벼운 제품을 선호하는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핵심 부품이다. 에코프로GEM은 5년간 3000억여 원을 투자해 공장 설비를 더 늘리고 직원도 600명 이상 채용할 계획이다.
앞서 포항국제물류센터는 이달 16일 영일만항 배후단지에서 냉동 창고를 준공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150억 원을 들여 연면적 4만9086m² 규모로 건립했으며 고추 양파 마늘 명태 오징어 등 농수산물 수출에 활용된다. 그동안 영일만항은 철강공단이 생산하는 원자재와 러시아로 수출하는 자동차 화물을 주로 수출했다. 이제는 냉동 창고가 가동돼 물동량을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
진성곤 포항국제물류센터 대표는 “영일만항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확신해 식품 가공 공장을 추가로 건립하고 해외 수출까지 계획하고 있다”며 “물동량을 다양하게 유치해 항만 활성화에 기여하고 지역민과 상생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영일만항만 배후단지에는 지난해 8월 엘리온종합물류가 가동을 시작해 12월까지 1만 TEU(1TEU는 길이 6m 컨테이너 1개)의 물동량을 처리했다. 올해는 연간 2만 TEU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이 같은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을 연결하는 신선 제품 수출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개항 10년을 맞은 영일만항의 물동량은 2015년 9만1271TEU, 2016년 9만916TEU에 이어 지난해 10만3659TEU를 달성했다. 2014년 9만 TEU를 넘은 이후 3년 만에 10만 TEU를 넘어섰다. 올해는 3분기에 10만 TEU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까지 지난해보다 21% 늘어난 12만5500TEU를 처리한다는 게 포항시의 목표다.
인프라 확충도 연이어 예정돼 있어 영일만항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속철도(KTX) 포항역∼항만 구간(11.3km)이 12월 준공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대구 경북지역의 화물 수출길이 훨씬 넓어진다.
대형 크루즈선(관광유람선)이 접안하는 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길이 310m, 폭 200m 규모로 최대 7만5000t급 선박이 입항할 수 있다.
포항시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유치 활동에 나섰다. 22∼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업계 관계자 40여 명을 초청해 팸투어를 실시했다. 포항 운하와 포스코 역사관, 죽도시장을 둘러보는 관광상품도 개발한다. 시는 중국과 러시아의 정기 크루즈선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포항시는 영일만항을 환동해 거점 항만으로 만들기 위해 매년 ‘동북아 최고경영자(CEO) 경제협력포럼’도 열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일본 우크라이나 몽골 6개국 13개 도시의 자치단체장과 상공인 등 300여 명이 참석해 환동해 경제, 물류, 관광 활성화 방안 논의에 머리를 맞댔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영일만항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협력 네트워크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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