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사건에 연루됐다가 행방불명된 유해를 찾는 발굴 작업이 7년 만에 재개된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발굴 및 유전자 감식비 등 모두 15억6000만 원을 투입해 다음 달부터 제주국제공항에서 유해 발굴을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4·3사건 관련 유해발굴사업은 2006년부터 시작해 2011년 2월까지 3단계로 나눠 이뤄졌다. 이번이 4단계다. 지금까지 395명의 유해와 8∼10명으로 추정하는 부분유해를 발굴했다. 이 가운데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 서북과 동북 측에서 발굴한 유해가 384명으로 가장 많다.
이번 발굴은 제주 북부지역 예비검속(범죄 예방을 이유로 죄를 저지를 개연성이 있는 사람을 미리 구금하는 것) 희생자 500여 명 중 행방불명된 351명을 찾는 작업이다. 1948년 4·3사건으로 수많은 양민이 희생된 가운데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불순분자를 격리한다는 명목으로 예비검속이 단행됐다. 예비검속으로 잡혀간 주민들은 경찰서 유치장과 주정공장 창고, 육지 형무소에 수감됐다가 대부분 행방불명됐다. 제주 북부지역 예비검속자들은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후 공항에 끌려가 총살을 당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제주4·3평화재단 관계자는 “과거 공항 주변 발굴조사에서 유해가 더 나올 수 있었으나 활주로에 막혀 진행할 수 없었다”며 “이번 발굴은 제주 북부지역 예비검속 희생자를 찾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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