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환경]전국이 ‘나쁨’ ‘나쁨’…미세먼지 기준 강화 첫날 지자체 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7일 18시 34분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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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이었다면 환기를 했을 거예요. 앞으로 ‘나쁨’ 일수가 부쩍 늘어난다는데, 도대체 언제 환기를 해야 하죠?”

세종시에 사는 주부 김수정 씨(39)는 27일 하루 종일 창문을 열지 못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세종시 일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m³당 43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이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 수치라면 ‘보통’(m³당 16¤50μg)이었다. 하지만 27일부터 기준이 강화돼 36μg 이상이면 ‘나쁨’이다.

미세먼지 기준 변화로 26일이었으면 ‘보통’이었을 광역지자체가 ‘나쁨’이 된 곳은 세종을 포함해 부산 대구 울산 강원 충남 전남 경북 경남 제주로 10곳에 달했다. 이 때문에 27일 대전을 제외하고 전국이 ‘나쁨’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강타한 데다 기준 강화로 나쁨 일수까지 늘게 되면서 지자체가 혼란에 빠졌다. 갑작스런 나쁨 증가에 따라 대응방안을 쏟아냈지만 설익은 대책이 대부분이었다.

서울시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최대 378만 대에 이르는 노후 경유차량의 서울내 진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감시할 전용 폐쇄회로(CC)TV는 시내 37개 지점, 80대에 불과해 실현가능할지 의문이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은 “미세먼지가 심할 때 서울시교육청과 협의해 휴교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당장 학부모들은 “갑작스럽게 휴교를 하면 맞벌이 부부는 어떻게 하느냐”고 아우성이다.

경기도는 만 7세 이하 어린이 40만2000명과 만 65세 이상 6만5000명 등 취약계층에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무상 보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방안은 미세먼지 근본 대책과는 거리가 먼 ‘땜질 처방’이란 지적이 나온다. 시민 불안이 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중국에 항의해야 한다”는 청원에 12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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