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준석 대구한의대의료원장은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의학 한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변 원장은 이달 14∼21일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를 다녀왔다. 올해 초 대구 수성구에 있는 병원을 방문해 시설을 견학했던 마니샤 구나세이카라 주한 스리랑카 대사의 초청에 따른 것이었다.
변 원장은 15일 라지타 세나라트네 보건부 장관, 20일 카루 자야수리야 국회의장과 잇따라 면담을 하고 학술과 의료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스리랑카의 전통 의학 수준은 높지 않았지만 유럽 등의 난치병 환자들이 약을 쓰지 않는 힐링(치유) 치료를 위해 많이 찾는 걸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한의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면 세계화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스리랑카는 고대 인도의 전통의학으로 알려진 아유르베다(Ayurveda)를 자체적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생활의 과학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로, 아유(Ayu)는 삶 또는 일상을 의미하며, 베다(Veda)는 앎이라는 뜻이다. 변 원장은 “스리랑카가 전통 의학을 발전시킨 원동력은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뿐 아니라 국민들의 깊은 신뢰 덕분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대구한의대의료원은 스리랑카 정부와 다양한 의료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콜롬보에 있는 스리자야와르데네푸라대와 학생 교류를 비롯해 공동 연구, 학술회의 개최를 내용으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콜롬보 티칭 병원과 의학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천연물로 제작하는 신약과 오일 치료 연구도 검토할 계획이다.
변 원장은 아유르베다 처방의 기본이 되는 약품과 식품을 생산하는 기업도 방문해 화장품 개발 기술을 협력키로 했다. 변 원장은 “대구한의대가 보유한 첨단 검사 기술을 바탕으로 연구하는데 합의를 했다”며 “한의학을 동남아에 수출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한의대의료원은 스리랑카 방문 기간 중에 스리수가타다함 초등학교를 찾아 의료 봉사를 펼쳤다. 학생 200여 명에게 학용품을 선물하고 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안경도 지원했다. 변 원장은 “한류의 바람이 스리랑카에도 불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며 “한의학이 갖고 있는 강점을 활용해 스리랑카의 보건 의료가 발돋움하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한의대의료원은 전통 한의학의 가치 창출과 과학적 혁신을 바탕으로 세계 속으로 뻗어가고 있다. 특히 2012년부터는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까지 중국 상하이(上海)와 일본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후쿠오카(福岡), 기타큐슈(北九州), 몽골 울란바토르 등에 개척단을 파견하고 한방 의료 관광 설명회를 개최했다.
2016년에는 외국인 전용 국제진료센터를 열었다. 치료실과 VIP 전용공간, 약선 식당, 한의체험박물관 등을 갖추고 원스톱 한방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방 피부 미용뿐만 아니라 장단기적인 질병 치료와 한방 체험, 지역 관광까지 가능한 상품도 만들었다. 최근까지 42개 기관, 641명의 외국인 환자가 방문했다.
개인 맞춤형 체질 검사와 피부 클리닉 등으로 구성한 한방의료 체험은 2011년부터 시작했다. 최근까지 미국 중국 일본 등 1340여 명이 다녀갈 만큼 호응이 좋다. 변 원장은 “국내 한의학의 대표를 넘어 세계적인 의료기관으로 도약하도록 의료 연구와 치료 개발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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