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으로 고통받는 가자지구의 파괴된 건물 잔해에 어린아이가 앉아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전 세계 아동 6명 중 1명인 3억6000만 명이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예멘, 소말리아, 남수단 등 분쟁지역에서 참혹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인 1억7000만 명은 매년 무력 충돌로 1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심각한 분쟁 지역’에 묶여 있다. 분쟁 지역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은 20년간 무려 75%나 늘었다.
전쟁으로 장애를 입은 아동 수도 2010년 이래 3배가량 증가했다. 2010년 이후부터 매년 1만 명 이상의 아동이 죽거나 평생 회복할 수 없는 장애를 얻고 있다. 남자아이들은 자살폭탄 테러에 이용되고 10세 아이가 무기를 나르며 여자아이들은 성 노예로 이용된다.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16세 로힝야족 난민 소녀는 “마을에 쳐들어온 군인 3명이 저를 강간하고 때렸어요. 갈비뼈가 부러져서 숨쉬기 힘든데 수치스러워 치료도 못 받았어요”라고 증언했다.
이처럼 분쟁 지역에 거주하는 아이들은 유엔이 규정한 죽음, 상해로 인한 장애, 성폭력, 납치, 학교·병원 폭격, 구호 차단 등 ‘6대 위험’에 노출돼 있다. 간신히 포탄과 박해를 피해 도망치더라도 낯선 타국에서 떠돌다 난민이 된다. 남수단에서 우간다로 탈출한 7세 난민 소년은 여전히 두려움에 떤다. “총 쏘는 사람들을 피해서 정신없이 도망가다가 엄마와 헤어졌어요. 엄마가 너무 보고 싶고 엄마가 죽었을까 봐 무서워요.”
대표적인 분쟁 지역 중 한 곳인 시리아 내전이 8년째로 접어들었다. 2011년에 태어나 7세가 된 아이들이 경험한 세상은 오직 참혹한 전쟁뿐이다. 시리아는 아동이 살기에 가장 위험한 곳 중 하나가 됐다. 시리아 동구타에서 활동하는 한 의사는 이곳의 참상을 ‘21세기 대학살’이라고 단언했다. 수많은 시리아 아동은 음식이나 의료 서비스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인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 상처나 질병을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고 있으며 심각한 독성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다.
헬레 토르닝슈미트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는 “분쟁 지역에 사는 아동은 최악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아동을 향한 전쟁은 가장 끔찍한 학대이며 국제법 기준으로 명백한 위법으로 세계 정상들은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협력해야 한다”며 국제법과 규범 준수, 범법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휴전 이후에도 시리아 알레포에서는 500명이 넘는 아이들이 다치거나 죽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세이브더칠드런은 현재 세계 분쟁 지역 현장 난민 캠프에서 아이들을 위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생계 유지를 위한 식료품 지원, 식수 공급을 위한 식수 펌프나 우물, 정화제를 제공하고 응급 의료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한 아동친화 공간을 마련해 아이들이 전쟁의 상처를 잊고 안전한 공간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교육과 심리·정서적인 지원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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