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여천동 울산도서관 전경. 총 사업비 651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했다. 장서 14만5000권을 갖춰 다음 달 26일 개관한다. 경상일보 제공
울산도서관이 다음 달 26일 울산 남구 여천동에 문을 연다. 울산시가 2013년 1월 이곳을 도서관 건립 부지로 확정한 지 6년 만이다. 울산도서관은 3만2680m²의 터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공사비 511억 원과 운영시스템 구축비 140억 원 등 총 651억 원이 투입됐다.
울산도서관 앞 여천천은 울산시와 남구가 추진한 수질정화사업 덕분에 물고기가 살 정도로 맑은 물이 흘러 산책을 하는 시민이 많이 찾는다. 시는 여천천을 건너는 다리 이름을 ‘도서관교’로 지었다. 울산도서관 건물은 고래를 형상화했다. 울산도서관 이동재 자료정책과장은 “지식의 바다에서 고래처럼 마음껏 헤엄칠 수 있는 도서관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1층 정문에 들어서면 오른쪽 벽을 가득 채운 벽면서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는 6000권이 전시돼 있다. 이 책은 전시용 가짜 책이지만, 3층 종합자료실에는 모두 비치돼 있다.
로비 왼편에 있는 어린이·유아 열람실은 야외 어린이 놀이터와 연결돼 있다. 그 옆에는 300석 규모의 다목적홀이 들어서 있다. 음향과 조명시설은 물론이고 완벽한 방음시설까지 갖췄다. 도서관이 기획하는 북콘서트는 물론 어린이극과 연극, 실내악 연주회, 영화 상영까지 가능하다. 로비 오른쪽에는 연속간행물실, 디지털자료실, 장애인자료실로 구성되는 종합자료실이 운영된다. 갤러리 공간도 갖추고 있다.
2층에는 사무실을 비롯해 각종 책읽기 모임과 시민아카데미,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는 문화교실, 세미나실, 동아리실, 식당이 있다.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도록 북카페도 운영한다.
울산도서관 1층 로비의 벽면서가. 이곳에는 최신 서적 모형 6000개가 전시돼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도서관의 메인 공간인 종합자료실은 3층 전체를 차지한다. 앉거나 비스듬히 기대 책을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좌석이 갖춰져 있다. 총 940석 규모다. 책은 ‘실버’ ‘다문화’ ‘디지털’ 등으로 세분돼 있고, 전화 통화가 가능한 폰 부스도 있다. 천장 일부는 유리로 만들어 자연채광이 된다.
종합자료실 한가운데에는 ㅁ자 구조의 지역자료실을 따로 운영한다. 울산에서 출간되는 많은 책을 이곳에서 읽을 수 있는데, 우선 개관을 앞두고 새로 구입한 책 14만5000권을 비치한다. 앞으로 5년간 책을 꾸준히 늘려 총 31만 권의 장서를 보유할 계획이다. 울산도서관 지하에는 최대 60만 권을 보존할 수 있는 보존서고도 있다.
도서관 바깥에는 ‘101인의 책상’이 있다. 이는 태평양 외딴섬에서 원숭이를 연구하던 학자가 원숭이에게 고구마를 바닷물에 씻어서 먹는 법을 가르쳐 주었는데 101번째 원숭이가 씻어 먹기 시작하면서 그 이후에는 모든 원숭이가 똑같이 했다는 이야기에서 따왔다. 변화의 의식혁명을 상징하는 관용구로 쓰이는 말이다.
울산도서관은 녹색건축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태양광과 지열, 자연채광을 활용한 에너지 효율 1등급 건물이다. 또 휠체어를 타고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모든 사무실의 문턱을 없애고 서가와 서가 사이의 간격도 넓혔다. 이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서 엘리베이터 문도 천천히 닫히도록 한 ‘무장애(barrier free) 건물’이다.
도서관 접근성도 높였다. 2개밖에 없던 시내버스 노선을 추가로 5개 늘렸고, 롯데백화점 울산점에서 도서관까지는 15분 간격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신정성 울산도서관장은 “책만 읽는 도서관을 넘어 독서와 관련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며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도서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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