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위한 깜깜이 전형 중단… 수능, 내신, 수능+내신 균등 선발”
당내 의원모임 정책연구소서 대입 개편 제안
교육부가 다음 달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여당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폐지’ 제안이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29일 더불어민주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의 정책연구소 ‘더미래연구소’는 대입제도 개편안 보고서를 통해 학종을 폐지하고 모든 대학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내신, 수능+내신으로 선발 인원을 각각 동일한 비율(1 대 1 대 1)로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수시모집은 학생부교과전형(내신 성적만 반영)과 학종(내신 성적과 다양한 비교과 활동 반영)으로 운영된다. 이 중 학종은 합격, 불합격 기준이 공개되지 않는 정성평가로 ‘깜깜이 전형’으로 불린다. 또 동아리나 진로 활동에서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학교생활기록부 격차가 벌어져 ‘금수저 전형’이란 비판도 받아왔다.
이번 보고서는 복잡한 전형을 단순하게 만들고, 공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를 줄이려면 학종을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 대신 내신이 좋으면 내신으로, 수능을 잘 보면 수능으로, 두루 잘하는 학생은 내신과 수능으로 대학 진학의 기회를 보장받도록 각각 ‘1 대 1 대 1’의 동일한 비율 선발을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수시, 정시 통합선발도 가능해져 대입전형과 일정이 지금보다 간단해진다. 2018학년도 전국 4년제 대학 입시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73.7%는 수시로, 26.3%는 정시로 선발됐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은 “학종을 통해 우수한 학생을 독점하려는 상위권 대학과 교육단체 및 교육 관료들의 이상주의가 결합돼 학종이 유지되고 있다”며 “학생부의 비교과활동을 축소하는 정도로는 ‘학종 불공정성’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학종이 공교육 정상화란 도입 취지와 달리 운영되는 현실을 보지 않으면 탁상공론이 된다”고 덧붙였다.
학종 비율이 높은 수시전형은 수능이 고교 교실을 붕괴시키고 사교육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커지면서 도입됐다. 이 때문에 수능만 보는 정시가 확대되면 사교육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는 “수시 선발비율이 50%였던 2007년 대입을 준비하는 일반고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 원이었으나 수시 선발비율이 70% 수준으로 확대된 2017년에는 33만 원으로 9만 원 이상 올랐다”고 반박했다.
교육부가 다음 달 10일 전후 국가교육회의에 상정할 대입제도 개편 시안 발표를 앞두고 최종 조율 중인 가운데 여당발 ‘학종 폐지론’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해 8월 2021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 공개 당시에도 민심 이반을 우려한 여당이 제동을 걸어 1년 유예됐다. 대입제도 개편안 발표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교육부도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학년도 대입은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적용, 고교학점제 도입 등 복잡한 변수와도 맞물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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