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잠자다가 대피 못해
아내는 친정 머물러 화 면해
경찰, 질식사 추정… 화재원인 조사
29일 새벽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일가족 4명이 숨졌다. 이날 오전 5시 40분경 부산 동래구 한 아파트 1층에서 불이 나 잠을 자던 박모 씨(45)와 그의 아들 3명(13, 11, 8세)이 숨졌다. 박 씨 등 2명은 안방 침대에, 아들 2명은 안방 바닥에 거의 반듯한 자세로 누운 채 발견됐다. 박 씨의 아내는 전날 집 근처 친정에서 잠을 자 화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나자 아파트 화재경보기가 울렸고 4층에 사는 주민이 “어디선가 연기가 올라오고 타는 냄새가 난다”며 119에 신고했다. 이 아파트는 1979년 완공된 노후 아파트여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단지 내 소방도로를 막은 불법주차 차량들 때문에 차량 진입이 어려워지자 화재 현장과 약 100m 떨어진 지점에서 소방호스 9개를 급히 연결해 불을 껐다. 불은 거실과 안방, 작은방 등을 태우고 오전 5시 54분 꺼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이날 오후 합동감식을 벌였다. 경찰은 4명 모두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불이 났는데도 4명이 모두 반듯하게 누워 숨졌다는 것이 미심쩍다고 보고 자살이나 타살 등 다른 가능성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30일 이들을 부검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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