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가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하면서 톱질을 하기 시작하자 관객들의 눈이 박으로 쏠렸다. 전통 흥부전이라면 금은보화가 와르르 쏟아져 나왔을 게 틀림없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저녁 충남 서산시문화회관에서 공연된 퓨전마당극 ‘형제열전’에서는 전혀 엉뚱한 것들이 나왔다.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 동네’라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펼쳐지면서 야광공과 선물이 튀어 나왔다. 관객석에서는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왔다.
충남선관위는 ‘아름다운 선거 추진 활동 지원사업’의 하나로 이날의 형제열전 하이라이트를 투표 독려와 공명 선거 캠페인으로 장식했다. 제36회 충남연극제 초청공연으로 열린 이날 연극은 극단예촌의 작품이다.
연극에서 놀부는 참회의 대가로 선거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우님, 내가 잘못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재산을 불쌍한 사람들한테 다 나눠주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꼭 투표도 하고, 남을 위해서 봉사하면서 살겄습니다.”
놀부의 아내도 “울랄라(놀부 아내를 가리킴)가 처음 투표하는 날이다”라며 추임새를 넣었다. 놀부가 다시 말을 받았다. “아, 오늘이 6월 13일, 투표하는 날 아니냐. 울랄라가 나한테 시집와서 처음 투표하는 날이구먼. 이렇게 좋은 날 우리 게국지(꽃게와 김치를 넣고 끓인 찌개로 충남 서산·태안의 명물 음식) 묵고 읍내에 투표하러 가자. 아차, 투표소 가기 전에 후보자 정책 꼼꼼히 따져 보는 것 잊지 말고….”
풍물패의 신나는 연주와 비보이들의 흥겨운 춤이 절정을 이뤘다. 선관위 측과 배우들이 ‘6·13지방선거 우리 동네 꽃피는 날’이라는 피켓 홍보를 하면서 연극은 피날레를 장식했다. 충남선관위 측은 관객에게 선물을 나눠 줬다. 충남선관위 박광섭 사무처장은 “투표 독려와 공명 선거를 위해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흥부전을 활용했다”며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선관위는 골목상점의 계산대 모니터와 영수증에 선거정보를 안내하는 캠페인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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