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산단 기업유치로 ‘e모빌리티 메카’ 꿈꾸는 영광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일 03시 00분


화천기공 투자협약 기폭제 삼아 2020년까지 30개 기업 유치 추진
세제지원 등 산단 활성화에 전력

영광군은 3월 29일 화천기공㈜ 등 4개 기업과 7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협약으로 소형 전기차 메카를 꿈꾸는 대마산업단지 활성화가 기대된다. 영광군 제공
영광군은 3월 29일 화천기공㈜ 등 4개 기업과 7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협약으로 소형 전기차 메카를 꿈꾸는 대마산업단지 활성화가 기대된다. 영광군 제공
전남 영광군은 지난달 29일 군청 회의실에서 대마산업단지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의미 있는 투자협약을 맺었다. 국내 3대 공작기계 제작사로 꼽히는 화천기공이 288억 원을 투자하는 협약을 이끌어낸 것이다. 광주에 본사를 둔 66년 전통의 향토기업인 화천기공은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위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기업이다. 국내 시장은 물론 미국과 독일, 싱가포르, 일본, 인도 등 30여 국가에 제품을 수출해 지난해 208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화천기계와 서암기계, TPS코리아 등 계열사들이 무(無)차입 경영을 원칙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될 정도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한다.

○ 대마산단 활성화 기폭제

영광군은 대마산단에 화천기공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투자유치팀은 2년 전 화천기공이 광주에 있는 주물제조공장의 확장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화천기공은 처음에 인력수급의 어려움을 들어 대마산단 입주를 꺼렸다. 100명이 넘는 인력이 필요한데 공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영광군은 생산 인력을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고 설득했다. 영광에는 실업계 고교인 영광공고가 있고 30분 거리에 한국폴리텍대학 김제캠퍼스가 있다. 입지보조금과 시설투자보조금 등 인센티브와 함께 공장 건설과 입주에 이르는 행정절차도 원스톱으로 처리해주기로 했다.

허장회 영광군 투자유치팀장(46)은 “대마산단에 그동안 중견기업을 유치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며 “무엇보다 주민들이 느끼는 고용 효과가 크고 산단 활성화의 주춧돌을 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화천기공은 2020년까지 대마산단 7만2930m² 터에 이르면 2019년 말까지 주물 제조공장을 건립한다. 김기태 화천기공 부사장(58)은 “고용 안정성이 있다고 판단한 데다 e모빌리티 생산지로 도약하는 산단의 미래가, 자동차부품 등 신소재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회사의 경영 방침과 맞아떨어져 투자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영광군은 이날 가야산업과 농업법인 심원, 와이지개발과 457억 원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 e모빌리티 생산지로 우뚝


영광군은 2013년 대마면 송죽리, 남산리 일대 109만4280m² 터에 대마산단을 조성했다. 전기자동차 생산기지 기반을 조성하고 e모빌리티 실증사업과 그린카 관련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였다. 화천기공 등 4개 기업 투자유치로 현재 대마산단 분양률은 69%에 이르렀다. 영광군은 2020년까지 30개 기업을 유치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e모빌리티는 전기로 움직이는 모든 이동수단을 말한다. 승용전기차와 초소형 전기차, 전기오토바이, 세그웨이 등 종류가 다양하다. 지난해 대마산단에 e모빌리티의 실증과 연구, 인증을 하는 e모빌리티 연구센터가 문을 열자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는 관련 기업이 몰려들고 있다. 캠시스, DY 등 초소형 전기차 제조기업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300여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

지난달 대마산단이 향후 5년간 세제와 자금, 판로 등 다양한 특례지원을 받을 수 있는 지방중소기업 특별지원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영광군은 산단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별지원 지역에 입주했거나 입주하는 중소기업은 첫 과세연도부터 4년간 법인세와 소득세의 50%를 감면 받는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정책자금도 최대 70억 원까지 융자받을 수 있다.

영광군은 소형 전기차 시장을 알리기 위해 10월 11일부터 14일까지 ‘제1회 국제 스마트 e-모빌리티 엑스포’를 개최한다. 중소·중견기업 중심으로 제품 및 판매, 국제 세미나, 기업간 미팅, 경주대회를 연다.

김준성 영광군수는 “자동차산업의 불모지인 영광이 산업인프라와 관련기업 집적화, 엑스포 개최 등으로 명실공히 국내 e-모빌리티산업의 중심지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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