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들후들” “십년감수” 방배초등학교 인질극에 학부모들 가슴 ‘철렁’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4월 2일 16시 45분


사진=방배초등학교. 동아일보DB
사진=방배초등학교. 동아일보DB
2일 낮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서 20대 남성이 여학생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면서 학부모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찰 및 방배초등학교에 따르면, 20대 남성 A 씨는 이날 오전 11시 43분께 서울 방배초등학교에 침입해 4학년 여학생 B 양을 인질로 잡아 경찰과 대치했다. 그는 인질극을 벌이면서 기자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학교 측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오후 12시 44분께 A 씨를 검거했다. A 씨는 검거 도중 뇌전증(간질) 증세를 보여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B 양은 다친 곳 없이 구출됐으나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으로 옮겨져 정밀 검사를 받았다.

사건 발생 후 소셜미디어에는 방배초등학교 학부모라고 밝힌 누리꾼들이 “방배초 인질극 십년감수. 뜀박질해서 도착. 특공대 오고 난리(v****)”, “방배초등학교. 범인 실려감. 후들후들. 막내 안고 뛰어갔다 옴. 학교 보내기 무섭(i_am_be****)” 등의 글을 올리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방배초등학교 앞에 산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방송국 차들과 기자는 지금도 바글바글하게 앞에서 대기하고 있네요(jkch****)”라고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사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피해자인 B 양을 비롯해 한낮 교내에서 벌어진 인질극으로 충격을 받았을 학생들을 걱정했다. 이들은 “아이가 무사해서 다행이지만 앞으로 트라우마가 생길까 염려되네요(jeju_eggvil****)”, “저 피해 초등학생만 트라우마가 아니라, 저 방배초등학교 전교생 아이들 모두가 트라우마가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게 문제네요(83ju****)”라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방배초등학교 측의 해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방배초등학교의 신모 교장은 취재진에게 A 씨가 이날 오전 11시30분께 학교 졸업생이라면서 졸업증명서를 떼러 민원인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신 교장은 절차장 학교보안관이 학교를 드나드는 민원인으로부터 신분증을 받아 출입기록을 작성해야 하지만, A 씨가 출입할 당시에는 적지 않았다며 “(A 씨가) 졸업생이라 하고 젊어서 보안관이 그 부분을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보안관은 A 씨가 자신을 이 학교 졸업생이라고 소개했기 때문에 신분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학교는 결국 보안관이 신분증 안 받았다고 핑계 대네. 신분증 받았어도 결과는 똑같았을 거다(toss****)”, “신원조회 해봤자 저런 미친짓 막을 방법 없다. 이상한 쪽으로 여론을 호도하지 말자(tmdg****)”, “신분증 제출을 받고 매뉴얼대로 했어도 막을 수 없었던 상황. 따라서 신분증 안 받은 직원 탓으로 돌릴 수는 없고, 매뉴얼의 허점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임. 교장은 힘 없는 경비에게 책임 떠 넘길 생각하면 안됨(jaso****)”이라고 지적했다.

방배초등학교 학부모라고 밝힌 누리꾼들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이들은 “방배초 학부모입니다. 보아하니 보안관님한테만 책임 덮어씌우고 자를 기세네요. 맘 먹고 들어가는 놈을 어떻게 막습니까. 가짜로 이름 적을 수도 있는 거고 저런 또라이짓 할거면 신분증 내고도 할 수 있는 거고. 아직 학교에서 연락공지 하나 없어서 엄마들 다 열받아있어요. 평상시엔 앱에 공지사항 엄청 보내더니(sink****)”, “방배초 학부모입니다. 정문은 항상 닫겨있고, 정문 부근에 경비실이 있고 보안관 할아버지가 근무 중이십니다. 매사 꼼꼼하게 일을 보시는데, 아마 저학년 수업끝나고 나가는 시점이라 교문 개방도 되고, 학부모들이 많이들 모여있는 시간대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보안관 할아버지 친절하시고 꼼꼼하신 분이라 혹 모르시고 욕하시는 분 있을까 댓글답니다(fami****)”라고 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이에 동조하며 “졸업증명서도 앞으로는 각 도 교육청으로 이관해라. 요즘 학교까지 가서 증명서 발급하는 것도 교문으로 범죄자를 출입시키는 빌미를 줄뿐이다(zxcv****)”, “앞으로는 경비실에 신청서 써놓고 신분증 대조 후 서류 배송해서 지급해주는 걸로 시스템 바꾸고 어떠한 외부인도 학교 안에 침투하지 못하게 법과 시스템을 보완하길(hyun****)”라는 의견을 냈다.

한편 경찰은 뇌전증 증세를 보인 A 씨가 회복되면 자세한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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