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3명과 시민 1명이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에 빠진 시민을 구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퇴직을 3개월 가량 앞뒀지만 과감하게 저수지에 뛰어든 김종호 창원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런 일이 또 발생한다면 더 열심히 뛸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2일 공식 소셜미디어에 “물속에 빠진 차량에서 시민을 구조한 영웅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은 3일 오후 1시 50분 현재 2만6000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영상엔 지난달 19일 오후 12시 28분경 창원서부경찰서 김종호 여성청소년과장·이종택 수사과장·심형태 경비교통과장 등 경찰관 3명과 시민 조영래 씨가 경남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에 빠진 학원 승합차량 안에 있는 시민을 구조하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차량엔 학원 수강생 등 6명이 타고 있었다. 4명은 문을 열고 자력으로 빠져나왔고, 2명은 차량 안에 있다가 구조됐다. 차량은 운전미숙으로 저수지에 빠졌다.
영상에서 김종호 여성청소년과장은 “그날 점심식사를 하러 가게 됐는데, 갑자기 옆 테이블에 앉아계신 분이 ‘어, 저기 차가 빠진다’(고 외쳤다.) 고개를 들어보니까 차가 물속에 빠지고 있는데 여성 한 분이 서 계셨다”면서 “바로 (하던 일을) 놓고 뛰어가면서 점퍼를 벗고 바로 뛰어들었다. 가서 괜찮으냐고 여쭤보니까 그 분이 울면서 ‘차 안에 두 분이 더 있다’(고 말했다.) 마침 밖에 있던 직원이 고무호스를 던져줬다. 그리고 내 뒤에 바로 따라온 심형태 경비교통과장이 있었고 이종택 수사과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심형태 경비교통과장은 “물 깊이가 2m 이상은 됐던 걸로 기억한다. 운전자 분은 차량의 보닛 위에 올라가 있던 것”이라고 했고, 이종택 수사과장은 “날이 많이 추웠다. 실질적으로 물속에 들어가기 참 어려운 상황이었다. 사람을 살려야 되겠다, 이런 생각밖에 없었다”고 부연했다.
“‘내가 수영에 자신 있다. 내가 잠수해볼게’하면서 물속에 들어갔다”는 김종호 과장은 “(밖에서) 건네주는 고무호스를 잡고, 아무것도 안보이니까 ‘여기가 운전석이다, 저기가 조수석이다’ 이미지로 생각하면서 물속으로 진입하게 됐다. 안에 탑승객 한 분이 손을 휘저었는데 (그) 손이 탁 잡히게 됐다. 옷을 잡고 당겼을 때 ‘이분은 살았다’(고 느낌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옆에 있는 과장에게 인계했다. 마침 시민 한 분께서 두 번째 분을 쭉 빼내더라. 그 분을 차 위로 올려서 심폐소생술 하니까 살아나더라. 어렵고 힘든 상황이었지만 오로지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그런 생각 외에는 다른 게 없었다”며 “사실 아내에게 얘기를 안했다. 그런데 부산에 살고 있는 동서가 처형한테 이야기해서 처형이 가족한테 이야기를 했다. (아내가) ‘당신 또 그런 짓 했지?’(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항상 가족에게 미안하다. 1980년 12월 6일에 순경으로 임용이 돼서 퇴직은 한 3개월가량 남았다”면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할 때는 정말 열심히 열과 성을 다해 해야 된다. 그걸 이야기하고 싶고, 항상 문제의식을 가져라. 그리고 현장을 확인해라. ‘저게 왜 저렇지?’ ‘저게 (원래) 없었는데?’ ‘저게 왜 갑자기 생겼지?’ 확인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어느 부서든 간에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되면 그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라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권력은 분산돼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다. 분명한 것은 수사는 경찰, 검찰은 기소. 두 기관이 협력하는 관계가 돼야 한다. 그렇게 이야기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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