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학부모도 정해진 시간 아니면 통제
美, 지각하면 재학생도 신원 확인 거쳐
日, 교문 앞서 ‘인터폰 1차 검문’, 접수처에서 신원 확인 ‘2차 검문’
아이의 전학 수속을 밟기 위해 일본 도쿄 도심의 한 초등학교를 찾은 학부모 A 씨는 교장실로 안내받기까지 몇 번의 관문을 거쳐야 했다. 교문을 통과하기 위해 쪽문에 달린 초인종을 누르자 학교 안에서 인터폰으로 용건을 묻는다.
문이 열리면 학교 건물 1층 구석에 마련된 접수처에 신분증을 맡긴 뒤 이름과 주소, 방문 목적 및 시간, 연락처 등을 적고 나서야 출입증을 받았다.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목에 거는 출입증이다. 일본의 ‘학교시설 방범관리 지침’에 따르면 방문자 출입증의 경우 앞뒤 모두에서 알아볼 수 있도록 목에 거는 명찰을 권고한다.
일본의 학교들은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다. 2001년 6월 일본 오사카의 이케다 초등학교에 흉기를 든 괴한이 침입해 초등학생 8명을 살해하고 교사 2명에게 상해를 입힌 일이 학교 출입 통제 강화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38세로 정신 병력이 있던 전과 15범의 범인은 교실을 돌아다니며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 이후 문부과학성을 중심으로 학교시설 안전관리 매뉴얼이 만들어지는 등 보안이 강화됐다. 일본 초등학교들은 등하교 때도 집 방향이 같은 학생들끼리 팀을 짜서 집단으로 귀가하도록 지도한다.
학내 총기사고가 종종 발생하는 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학교 내 모든 출입문에 상시 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우범지대에 있는 일부 학교의 경우에는 총기 반입을 막기 위해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에서는 학생증에 학생 정보가 담긴 칩을 심어 인식기에 갖다대는 방식으로 학교 시설 출입을 관리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에선 등하교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학교가 출입자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친다. 버지니아주 롱펠로 중학교의 경우엔 재학생이라도 지각을 하면 별도의 소속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미국은 2012년 20대 괴한이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 들어가 총을 난사해 26명(학생 20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뒤로 대다수 주에서 경찰관 1명을 학교 안에 고정 배치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모든 학교에는 가디언(지킴이)이 있어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한다. 학부모조차도 학교 측이 정한 시간이 아니면 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돼 있다. 자녀가 학용품이나 과제물을 빠뜨리고 등교한 경우라도 학부모는 자녀가 아닌 가디언에게 학용품 등을 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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