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영대회 北선수단 참가 등… 광주시, 문화-스포츠-민간지원 재개
평양 발효콩 제2공장 설립 등… 전남도는 민간교류 협력사업 추진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과 이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그동안 끊겼던 광주 전남 대북 교류 사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스포츠와 문화, 교육 분야 교류와 함께 인도적 지원 사업을 재개하려고 채비하고 있다.
그동안 광주는 문화·체육 교류를 중심으로, 전남은 농도(農道)의 특성을 살려 쌀 및 특산물 보내기를 중심으로 대북 사업을 펼쳐왔다. 하지만 광주 전남 대북 사업은 2008년 평양 발효콩 빵 공장 건설 지원이 마지막이었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 중단 조치로 모든 대북 사업이 중단됐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대북 압박 정책이 지속되면서 10년간 교류가 끊겼다.
○ 대북 교류 사업 기지개
광주시는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 문화, 스포츠, 민간 지원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대북 교류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우선 광주비엔날레와 아시아문화전당을 기반으로 북한 문화예술단 초청 공연이나 북한 미술품 공예품 전시회를 추진 중이다.
내년 7월 12일부터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참가를 논의하고 있다. 국제수영연맹(FINA) 측에서도 북한 선수단 참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피력한 만큼 성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광주 또는 제3국에서 광주시와 북한 양궁 선수단의 합동 전지훈련도 구상 중이다.
구상 단계에서 중단된 북한 내 에너지 자립마을 건립 사업도 다시 추진한다. 이 사업은 80억∼90억 원을 들여 북한에 200∼300가구 규모의 신재생 에너지 타운을 조성하는 것이다. 협상은 통일부를 매개로 사단법인 광주시 남북교류협의회가, 북측에서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맡고 있다. 2004년부터 적립해온 44억 원 규모의 남북교류기금이 종잣돈으로 쓰일 예정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7월 남북교류협력TF팀을 꾸렸다.
윤장현 시장은 “인류의 생명과 삶을 이어가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평화의 가치를 지켜내는 일에 150만 시민이 오월 정신과 광주다움으로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 민간 교류 협력도 재개
전남도는 9월 1일부터 10월 말까지 목포 갓바위 문화타운과 진도운림산방에서 열리는 세계수묵화비엔날레에 북한 작가를 초청할 예정이다. 세계수묵화비엔날레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국내외 수묵화 저명 작가 300명이 참여한다. 전남도는 민간단체와 함께 북한에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시범단지를 조성하고 하루 빵 1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평양 발효콩 공장에 이은 제2공장 설립과 농업 분야 종자 지원 사업도 논의하고 있다.
땅끝 협력사업도 관심이다. 남과 북의 땅끝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전남과 함경북도가 손을 잡고 협력하자는 취지다. 1차적으로 산모와 불우이웃에게 미역과 쌀을 보내는 등 인도적 사업을 구상했었다. 평양 여자 실업 배구단과 전남 대학 배구단의 친선 경기 논의도 중단됐지만 재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영재 (사)전남도민 남북교류협의회 사무총장은 “모처럼 무르익은 교류 분위기를 살려 1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교류의 장을 마련할 때”라고 말했다.
민간 교류도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완도지역 45개 기관, 단체, 협회, 업체가 참여한 ‘사랑의 김·미역 북녘 보내기 운동본부’는 2일 현판식을 갖고 식량난을 겪는 북한 동포에게 완도지역 특산물인 김과 미역을 보내는 운동과 함께 범군민 모금에도 나선다. 완도 민간단체는 2006년 미역 30t(3억 원 상당)을 북한 동포에게 전달하는 등 3차례에 걸쳐 6억 원 규모의 대북 교류 협력 사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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