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시(詩) ‘감자꽃’으로 잘 알려진 아동문학가 권태응 선생(1918∼1951·사진). 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아동문학가인 권 선생을 조명하는 사업이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고향 충북 충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충주시는 다음 달 20일 충주시문화회관에서 기념식과 감자꽃 합창제를 연다고 5일 밝혔다. 하반기로 예정된 ‘권태응 전집’(창작과 비평사) 발간에 맞춰 학술 세미나와 백일장, 자료 전시, 창작동요제도 개최한다. 장기적으로는 ‘권태응 문학상’을 만들고, 칠금동 생가 터를 복원해 문학관과 체험관을 설립한다.
시는 생가 터가 복원되고 문학관 등이 조성되면 항일 민족시인인 선생의 삶이 제대로 알려지고 후학에게 문학적 가치도 제대로 전수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문화 인프라 구축을 통해 지역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수복 시 문화예술과장은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1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해 선생의 숭고한 문학정신을 미래세대에 전하며 아동친화도시에 걸맞은 문화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권 선생은 1918년 충주에서 태어나 충주공립보통학교와 경성제일고보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早稻田)대에서 공부했다. 항일비밀결사활동을 하다 투옥돼 옥고를 치렀다. ‘감자꽃’ 등 동시(童詩) 293편을 남겼다. 6·25전쟁 중인 1951년 만 33세로 생을 마감했다. 1968년 5월 제86회 어린이날을 맞아 충주 탄금대에 ‘감자꽃’ 전문을 새긴 선생의 노래비가 세워졌다. 2005년 독립유공자로 추서됐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01년 권 선생 타계 50주기 기념문학제에서 “선생의 작품은 말장난에 치우친 언어유희나 무조건 아름답게만 묘사하려는 천사주의에 빠지지 않고 민족 현실과 농촌의 삶, 그리고 자연을 쉽고 재미있고 토속적인 언어로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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