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경남도민회, 42년째 고향서 나무심기 행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6일 03시 00분


일본 야마구치현 재일 경남도민회원들이 5일 오전 식목일을 맞아 경남 의령군 정암공원에서 조팝나무와 명자나무 등을 심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일본 야마구치현 재일 경남도민회원들이 5일 오전 식목일을 맞아 경남 의령군 정암공원에서 조팝나무와 명자나무 등을 심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재일교포들이 호미와 괭이를 들었다. 봄비가 촉촉하게 내린 고국 땅에 꽃말이 ‘겸손’인 명자나무와 모란, 영산홍 등을 정성 들여 심었다. 기념 사진을 찍고 도란도란 둘러앉아 국밥을 먹으며 소중한 추억을 담았다.

식목일인 5일 오전 11시 경남 의령군 의령읍 정암공원에서 열린 ‘2018 재일 경남도민회 향토 기념식수 행사’에는 600여 명이 참석했다. 도쿄(東京), 지바(千葉), 교토(京都), 야마구치(山口), 긴키(近畿), 효고(兵庫), 오카야마(岡山), 히로시마(廣島), 가나가와(神奈川) 등 9개 도민회 교포 293명과 함께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오영호 의령군수, 최진덕 경남도의회 부의장, 구광수 산림조합 부산울산경남본부장 등도 동참했다.

재일 경남도민회의 기념식수 행사는 42회째다. 1975년 재일 도쿄도민회가 시작한 이후 일본에 심한 지진이 발생한 해를 빼고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은 42회째를 기념해 경남도목(道木)인 느티나무 42년생 기념식수를 시작으로 지역별 도민회가 10종 90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식수를 시작하고 30여 분 만에 공터였던 정암공원 일대가 관목들로 가득 찼다.

도쿄도민회 윤구차 씨(69)와 도영순 씨(61) 부부를 비롯해 가족 단위 교포도 많았다. 3대가 함께 참석한 가족도 있었다. 배성열 도쿄도민회 고문(88), 조원제 가나가와도민회장(73), 왕관일 교토도민회장(71) 등도 밝은 표정으로 나무를 심었다.

재일 경남도민회가 그동안 고향에 심은 나무는 29만 그루에 이른다. 식목행사뿐 아니라 도민을 위한 성금도 많이 냈다. 이처럼 40년 이상 고향사랑 행사를 이어가는 해외 동포는 경남이 유일하다.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은 “재일교포 등 출향 인사들의 애정과 관심에 큰 감사를 드린다”며 “이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쾌적하고 푸른 경남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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