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석 빈자리… 생중계 카메라 4대, 방청석은 안 비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6일 03시 00분


6일 ‘박근혜 1심 선고’ 어떻게

법원은 6일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에 대한 1심 선고를 TV와 인터넷을 통해 전국으로 생중계한다. 박 전 대통령 1심 선고는 1, 2심에서는 처음으로 생중계되는 재판이고, 기소된 전직 대통령으로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형사 판결을 선고받는 것이다.

○ 고화질 카메라 4대로 법정 생중계

선고 공판은 6일 오후 2시 10분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서 시작된다. 그 전에 박 전 대통령 공소유지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 검사들과 박 전 대통령의 국선변호인들은 속속 법정으로 들어와 서로 마주 보는 자리에 앉는다. 국선변호인들은 생중계에 유감을 표시하기 위해 5명 중 1, 2명만 출석할 예정이다. 오후 2시 10분 재판장인 김세윤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25기) 등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판사 3명이 법정에 들어선다. “모두 일어나 주십시오”라고 외치는 법정 경위의 말에 따라 법정 내 모든 이들이 서로 인사한 뒤 선고가 시작된다.

법정에는 외주업체에서 빌린 고화질(풀HD) 영상 카메라 4대가 설치됐다. 카메라를 조작하는 사람은 없다. 1번 카메라는 김 부장판사만 비춘다. 2번 카메라는 변호인석을, 3번 카메라는 검사석을 비춘다. 4번 카메라는 법대와 변호인석, 검사석을 두루 비춘다. 방청석으로는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다.

“2017고합184 전직 대통령 재판 진행하겠습니다. 오늘도 피고인이 안 나오신 것 같군요.”

김 부장판사는 이렇게 말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0월 박 전 대통령이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뒤 재판 때마다 반복해온 말이다. 피고인이 나오는 일반적인 선고에서는 재판장이 피고인의 출석을 확인한 뒤 인적사항을 물으며 선고에 들어간다.

김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이 기소된 18개 혐의와 공소사실의 요지, 박 전 대통령 측 입장을 설명한다.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9·구속 기소) 업무수첩 등 중요 증거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도 밝힌다. 공소장에 적힌 순서대로 혐의의 유무죄를 판단하고, 형량을 정한 배경도 말한다. 이렇게 하는 데 최소 2시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문. 피고인 박근혜에게 징역 ○○년을 선고한다.”

재판 막바지에 김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량을 선고한다. 방청석에선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식을 내지를 수 있다. 김 부장판사는 재판부가 다니는 법정 뒤편 출입구로 나간다. 법정 경위들이 “선고가 끝났습니다. 모두 나가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외친다.

○ ‘징역 20년’ 이상 중형 예상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최순실 씨(62·구속 기소) 등 다른 국정 농단 공모자들에게 내려진 선고를 통해 18개 혐의 중 뇌물수수와 공무상 비밀 누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15개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상태다. 따라서 6일 1심 선고에서는 유무죄보다는 박 전 대통령이 받을 형량에 더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게 유기징역 상한선인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일반적으로 법원의 선고 형량은 검찰 구형량보다 낮게 나온다는 점에 비춰보면 박 전 대통령은 최 씨가 1심에서 받은 징역 20년과 징역 30년 사이의 형량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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